지난해 킹 카운티에서 마약 과다투약으로 인한 사망자가 1,000여명에 달했다. 역대 가장 많은 숫자다. 이들 중 70%가량이 신종마약인 펜타닐로 인한 사망이었다. 올해 들어서도 벌써 최소한 275명이 펜타닐 과다투약으로 목숨을 잃어 비극이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시애틀타임스는 17일 시애틀지역의 펜타닐 해악에 관한 특집 시리즈 기사를 시작하면서 불과 5년전까지도 지역사회에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던 펜타닐이 지금은 킹 카운티에서 연간 7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가며 공중보건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괴물로 부상했다고 지적했다.
펜타닐은 1960년대 수술환자 등을 위한 극심한 통증치료제로 병원에 도입됐고 이들 중 극히 일부가 암시장에 유출됐다. 그래도 한 알에 30~40달러를 호가할 정도로 비싸 폭넓게 유통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요즘은 멕시코 마약 카르텔들이 중국산 원료로 펜타닐을 생산해 I-5 고속도로를 따라 시애틀까지 대량으로 밀수출하면서 암거래 가격도 3~4달러로 떨어졌다.
펜타닐이 시애틀지역에 본격적으로 들어온 건 동부지역보다 2년쯤 늦은 지난 2019년이었다. 1년 후인 2020년 168명이 펜타닐 과다투약으로 희생됐다. 2021년엔 사망자가 385명으로 2배 이상 늘어났고 지난해엔 712명으로 다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반면에 전통적으로 킹 카운티 마약시장을 주름잡아온 헤로인 과다투약 사망자는 지난해 92명으로 집계됐다.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100명 선 이하로 줄어들었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마약 카르텔이 순도나 안전성 따위를 고려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만드는 불법 펜타닐은 헤로인보다 독성이 50배쯤 강하다. 약효가 지속되는 시간이 20분 정도로 다른 마약만큼 길지 않아 중독자들이 하루 30 차례 이상 투여하게 된다고 전문가는 귀띔했다.
보건당국은 희생자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 펜타닐 검사 띠 10만여 개를 술집과 나이트클럽에 살포했다.
이와 함께 코에 분사하면 과다투약 증상이 빨리 회복되는 약 ‘날록슨’도 병원과 주사기 교환소, 무인판매대 등에 배포했고 최근엔 호텔이나 각종 행사장에도 비치했다. 마약 중독자가 쓰러질 경우 근처에 있는 사람이 구급차가 올 때까지 응급조치를 하도록 취해진 조치이다.
하지만 관계자들은 펜타닐 과다투약 사망자들 소지품에서 사용하지 않은 검사 띠나 날록슨이 종종 발견된다며 이들이 혼자서 투약하지 말라는 당국의 권고는 들어서 알고 있지만 ‘불침번’을 서는 사람이 없이 모두 한꺼번에 투약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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