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매자 작가가 자신의 영문 소설 을 들고 있다. 왼쪽은 최근 한국서 출간된 소설 <음천> 표지.
시애틀 한인 작가인 이매자씨가 자신의 자전적 장편 소설인 <음천 音天>을 한국 문학세계사를 통해 최근 펴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지부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이씨가 미국에서 영어로 출간해 화제가 됐던 자신의 영문소설
의 한국어판을 펴낸 것이다.
이 책은 6ㆍ25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여성 주인공인 음천의 삶을 통해 가족, 정체성, 그리고 운명에 대한 깊은 탐구를 제공하고 있다. 개인적 갈등과 사회적 압박, 그리고 선과 악의 상대성을 깊이 있게 탐구하며, 시대를 초월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출판사측은 평가했다.
또한 음천, 귀용, 미나, 수양 등 다양한 인물들의 시점에서 서술되는 이야기는 각자 겪는 내적 갈등과 불 같은 질투, 미움의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여기에다 전쟁이라는 국가적 재난 속에서 각자 살아남기 위한 고군분투, 그리고 전쟁 후 새로운 삶을 재건하는 과정을 묘사한다.
가부장적 전통과 전쟁 속에서 여성들이 사회 참여와 권리의식에 눈뜨는 과정을 어린 소녀의 눈을 통해 생생하게 드러내고 있다. 남아선호 사상의 불합리함과 여성으로서 겪는 심리적 피해를 심도 있게 탐구하며, 가족 내에서의 긴장과 개인적 갈등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여성의 억압과 심리를 정직하게 묘사하며, 한국전쟁이 여성에게 미친 영향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출판사측은 “이 소설은 현대인에게도 깊은 공감을 제공하며, 독자가 자신의 삶과 관계에 대해 성찰하게 만들 뿐 아니라 근대여성 억압사, 한국전쟁 시기의 서민생활사, 해외이주민 문학에 관심 있는 독자 뿐만 아니라, 자녀의 성공을 위해 대리 헌신하는 어머니, 입양 가족, 여성의 심리 전개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소설의 원천이 됐던 영문소설 은 포어워드 리뷰스 선정 ‘올해의 출판상’(다문화 부문, 군사와 전쟁 부문)을 받았으며, USA베스트 책(역사소설과 문화소설 부문)에 최종 작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소프 멘 문학상 우수상 Thorpe Menn Literary Excellence Award과 미국 독립출판도서상 Independent Publishers Book Awards(전자책 소설 분야)을 받았다.
자녀가 있는 시애틀로 이주해와 10년째 살고 있는 이씨는 이미 영문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UW북소리 등을 통해 공유했었다.
1943년 변호사 집안에서 태어났던 이씨는 남녀 쌍둥이일 경우 여자 아이를 애가 없는 남의 집으로 입양 보내던 당시 풍습에 따라 트럭운전사 집안에 입양됐다.
부부 금실이 유달리 좋았지만 아들을 낳지 못해 첩을 들여와 한 집에서 살아야 했던 당시 양부모, 입양된 사실도 모른 채 살다가 5살 때 아버지가 첩을 두면서 “네가 딸로 태어나서 이런 불행이 왔다”는 동네 사람들의 핀잔, 첩의 아들로 태어나서 결혼도 하기 힘들었던 남동생 이야기 등도 소설에 담았다.
이씨는 “나를 입양해서 키우고, 첩과 함께 살아야 했던 나의 어머니 이름이 ‘음천’(音ㆍ소리음, 天ㆍ하늘천)이어서 그것을 그대로 옮겨 책 제목을 지었다”고 밝혔다.
이씨는 소설 <음천>이 시애틀로 도착하는 대로 독자들에게 원가로 판매해 보급할 계획이다.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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