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철웅 고대안암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
▶ 말기 콩팥병 환자 약 13만 명
▶이식이 투석보다 훨씬 효과↑
▶혈액형 달라도 신장 이식 가능

21일 서울 성북구 고대안암병원에서 만난 이식혈관외과 정철웅 교수가 신장 이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고대안암병원 제공]
“콩팥이 거의 기능을 못하는 말기 콩팥병의 가장 좋은 치료법은 신장 이식입니다.”
지난 21일 서울 성북구 고대안암병원에서 만난 이식혈관외과 정철웅 교수는 “투석은 완벽한 치료법이 될 수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투석으로 체내에 쌓인 노폐물을 거를 수 있지만, 투석 기간 사이에 처리되지 못한 노폐물이 지속적으로 몸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다. 정 교수는 “혈액형이 다른 사람의 신장을 이식하는 등 면역학적으로 고위험군인 신장 이식에 특화된 것이 고대안암병원의 특징”이라며 “이식 후 면역억제제 복용을 잊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만성 콩팥병 환자 증가 추이는 어떤가요
만성 콩팥병은 콩팥 기능이 3개월 이상 기능을 잘 못할 때를 말합니다. 이보다 상황이 악화해 혈액투석과 같은 신대체요법을 해야 하는 상태를 말기 콩팥병이라고 해요. 만성 콩팥병 환자 수는 2010년 10만 명 안팎에서 2022년엔 28만 명 정도 됐으니 지금은 30만 명이 넘었을 겁니다. 그중 신대체요법이 필요한 말기 콩팥병 환자가 12만~13만 명, 신장 이식을 기다리는 이가 약 3만3,000명 정도 됩니다. 신장 이식 대기자 수는 매년 5%씩 늘고 있어요.
-증가 원인은 무엇입니까
급격한 고령화가 첫 번째 이유입니다. 만성 콩팥병 환자의 60% 이상이 65세 이상의 노인이에요. 과거에는 만성 콩팥병 환자의 원인을 당뇨병 30%, 고혈압 30%, 나머지 신장 질환으로 봤는데, 이제는 당뇨병이 절반 안팎을 차지합니다.
-말기 콩팥병 환자에게 가장 좋은 건 신장 이식인가요
말기 콩팥병은 콩팥 기능이 정상인의 10% 이하로 감소돼 생명 유지가 어렵게 된 상태예요. 투석은 보통 이틀에 한 번씩 하는데 이때 일시적으로 혈액 속 노폐물을 제거하지만, 신장이 제 기능을 못하기 때문에 그 외의 시간에는 혈액 속에 다시 노폐물이 쌓이게 돼요. 이렇게 쌓인 노폐물이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합니다. 그래서 투석하는 환자의 생존율은 일반인보다 크게 떨어져요. 투석이 완벽한 방법이 아니란 얘기입니다. 가족 중에서 신장을 주겠다는 사람이 있는데도 투석을 고집하는 환자를 보면 안타까울 때가 있습니다.
-이식할 신장을 고르는 기준이 있나요
신장 이식에는 뇌사자 이식과 생체 이식 등 두 가지가 있습니다. 생체 이식을 할 때 신장의 기능이 한쪽은 60, 나머지가 40이라면 상대적으로 기능이 떨어지는 신장을 이식해요. 생체 장기 이식에서 가장 중요한 건 공여자(장기를 기증하는 사람)의 안전이기 때문입니다.
공여자의 기대여명도 판단을 합니다. 지난해에는 73세 남편이 72세 아내에게 신장을 이식해줬어요. 공여자와 수혜자(장기를 이식받는 사람)의 기대여명을 생각했을 때 상대적으로 기능이 떨어진 70대의 콩팥으로도 충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식받은 장기의 사용기간은 어떻게 됩니까
콩팥을 이식받은 환자의 1년 생존율은 95%, 5년 생존율은 92~93% 안팎입니다. 생체 이식을 하면 평균 20년 정도, 뇌사자 이식은 평균 15년 정도 장기를 사용할 수 있어요. 건강한 사람만 장기를 이식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모든 병력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는 뇌사자 이식보다는 생체 이식이 더 긴 편입니다.
-공여자와 수혜자 간 혈액형이 다르면 생존율 등에 영향을 줍니까
한국에서 혈액형 불일치 신장 이식 비중이 20~30% 됩니다. 혈액형이 다르면 신장 이식도 못 할 것 같지만, 혈액형 항체를 억제하거나 제거하는 탈감작 과정을 거치면 크게 문제 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이식한 신장은 일반 신장 이식과 비교해 생존율 등에 전혀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탈감작이 면역억제제를 상대적으로 세게 쓰는 것이다 보니 신장 이식 후 세균·바이러스 감염 위험은 좀 더 높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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