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퍼듀대 재학 고연수씨, 성공회 사제 모친 따라 웨체스터 거주
▶ “체류기간 남아있다” vs “종료” 성공회 뉴욕교구·한인단체 규탄 회견, 루이지애나 ICE 구금 시설로 이송

2일 맨하탄 ICE 청사 앞에서 열린 고연수씨 석방 촉구 집회에서 매튜 헤이드 성공회 뉴욕교구 주교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 제공]
한인 과학자에 이어 이번엔 뉴욕에 거주해 온 한인 유학생이 비자문제로 이민법원에 출석했다가 연방이민세관단속국(ICE)에 의해 갑작스럽게 체포돼 구금되는 사태가 발생해 한인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성공회 뉴욕교구 등에 따르면 성공회 사제인 모친을 따라 미국에 와서 뉴욕 웨체스터카운티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퍼듀 대학에 재학 중인 고연수(20)씨가 지난 31일 맨하탄 이민법원에 출석한 후 법정에서 나오는 도중 ICE 요원들에 기습적으로 체포돼 맨하탄 ICE 청사에 구금됐다.
갑작스러운 고씨의 구금에 대해 성공회 뉴욕교구와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미교협), 이민자보호교회네트워크, 뉴욕한인회, 뉴욕한인학부모회 등은 2일 맨하탄 ICE 청사 앞에서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했지만, 3일 현재 고씨는 루이지애나주에 있는 ICE 구금 시설로 이송돼 구금 중 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인 및 이민자 단체들은 “아무 잘못을 저지르지 않은 어린 학생을 무조건 구금하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무시하고 침해하는 행위”라며 이민당국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고씨 가족 측에 따르면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에서 여성 최초로 사제서품을 받은 모친 김기리 신부가 2021년 미국에 오면서 딸인 고씨도 함께 왔다. 김 신부는 종교 관련 취업비자인 R-1 비자를, 고씨는 동반가족을 위한 R-2 비자롤 받았다. 고씨는 2023년 신분연장 신청서를 제출해 승인을 받아 2025년 12월12일까지 합법 체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 3월 연방국토안보부는 어머니 김 신부가 소속 교구를 옮기는 과정에서 이전 교구의 R-1 청원이 올해 3월21일을 기해 철회됐다며 동반 비자인 고씨의 체류신분 역시 종료됐다는 통보를 갑작스럽게 해왔다.
그러나 고씨 측은 이민당국이 법 해석을 잘못해 체류신분을 부당하게 종료시켰다는 입장이다.
고씩 측 변호인은 “고씨는 이미 2023년 5월15일 신분연장 신청서를 제출해 다음 달인 6월7일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올 12월12일까지 합법적으로 체류할 자격이 있다”며 “그럼에도 이민 당국은 잘못된 법 해석을 바탕으로 체류 신분이 종료됐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씨 측은 “잘못된 체류 신분취소 통보에 대해 소명하기 위해 지난 7월31일로 잡힌 이민법원 심리에 출석했고, 판사로부터 심리 기일을 8월21일로 재조정 받은 뒤 법정을 나서는 순간 ICE 요원들에게 붙잡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성공회 뉴욕교구와 주요 한인 단체들은 “이민 당국은 아무런 잘못도 없는 청년을 구금하고 있다. 법정에서 소명할 수 있는 기본 권리조차 보장하지 않고 무조건 가둔 것”이라고 이민 당국을 강력 비판하며 구명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성공회 뉴욕교구의 매슈 헤이드 주교는 2일 맨하탄 ICE 청사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자 정책은 잔혹하고 혼돈에 빠져있다"며 “고씨의 석방뿐만 아니라 즉각적 제도 개선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 이명석 뉴욕한인회장 등 집회를 찾은 많은 한인들도 고씨의 즉각 석방을 요구했다. 고씨의 고교 친구들도 집회 장소를 찾아 눈물을 흘리며 하루빨리 풀려나기를 호소했다.
뉴욕총영사관은 “고씨에 대한 조속한 영사 접견을 ICE에 요청한 상태”라며 필요한 조력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1일에는 남동생의 결혼식 참석을 위해 한국에 다녀오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억류돼 구금 중인 한인 영주권자 김태흥(40 텍사스 A&M대학교 박사과정)씨에 이어 젊은 한인 유학생 고연수씨까지 연이은 트럼프 행정부의 구금 소식에 한인사회 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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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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