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란 단어는 한국 문화 속에서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오랜 시간 쌓인 관계와 유대를 뜻하며 한국사회의 인간관계를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이다
‘정’은 사랑 우정 연민 애착, 그리움 등 복합적인 감정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피를 나눈 가족뿐만이 아니라 이웃, 친구 심지어는 낮선 사람과도 쌓일 수 있는 감정으로, 정 들었다.정이 간다, 정이 떨어졌다’등, 다양한 표현으로 일상 속에서 쓰인다. 한국의 ‘정’문화는 농경사회 유교적 가치관 공동체중심의 생활방식에서 비롯되었다. 특히 오랜 시간 함께 살아야했던 마을 공동체에서 협력과 배려 인간적인 유대가 중요했으며 그 과정에서 ‘정’이라는 감정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정 문화는 사람간의 거리를 좁히고 따뜻한 공동체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정은 한국인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문화적 감정이자 관계의 연결고리이다 오랜 시간 함께하며 자연스럽게 쌓이는 신뢰와 애정, 배려의 감정이다. 하지만 그동안 급변한 시대적 상황 속 전통적인 정 문화는 점점 보기 어려워지고 있다. 하지만 정은 그 형태만 달라졌을 뿐, 여전히 사람들 사이에서 따뜻한 유대감을 만들어내고 있다. 비록 과거처럼 자주 만나 얼굴을 마주하고 정을 직접 표현할 기회는 줄었지만 마음을 나누고 싶은 진심은 여전히 변하지 않은 가치이다. 한국인의 정 문화는 오랜 역사와 공동체 중심의 삶에서 비롯되며 지금까지도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를 따뜻하게 이어주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형식보다 마음을 계산보다 인간미를 중시하는 이 문화는 디지털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며, 한국인의 독특한 문화적 정체성을 보여준다.
한국에서 오래 생활한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좋은 점을 꼽으라 하면‘정’은 항상 언급된다. 그들에게 이제 정이란 따듯함, 세심히 챙겨주는 손길, ‘우리’라는 소속감 등의 느낌이 아닐까? 이렇듯, ‘정’은 ‘우리’라는 공동체 안에서 감정적 공유의식과 가족과 같은 결속력을 갖게 해준다.
한국 사회에서는 정에 끌린다는 표현을 흔히 쓴다. 처음에는 관심이 없거나 심지어 불편하게 느꼈던 사람도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정이 들고 관계가 맺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처럼 정은 강렬한 첫인상이나 사건보다 조용하고 일상적인 반복 속에서 자연스럽게 피어난다.
‘정’의 좋은 점을 언급하려면 헤아릴 수도 없겠지만 ‘정’의 무서운 점은 우리가 아니면 남이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이기에 무리한 부탁도 거절하기 힘들어지고 우리이기에 우리 식구를 먼저 챙겨야한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으면 ‘정’은 한순간에 떨어지기도 한다. 정이 떨어지면 한순간의 우리 밖의 존재가 되어 ‘남’ 이라는 존재가 된다는 점은 어쩌보면 참 따듯하고 잔인한 것 같다
‘정’의 문화로 인해 사회조직 기업 등 의 부정적인 힘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전문성이나 부족하더라도 실력 이나 능력보다는 ‘줄과 빽‘에 의해 결정된 인사는 인생의 대부분을 바치고 실력을 키워온 우리밖에 있는 구성원들의 커리어비전을 파괴하고 상실감을 줄 것이다.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다. 더 무서운 점은 최대한 배제되도록 최대한 시스템화하여 피라미드 꼭대기에 있는 사람들의 전문성 부족으로 아랫사람들의 실력을 제대로 평가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객관적인 수치들로 인한 평가가 상대적으로 어려운데 전문성 없는 리더들은 무엇을 보고 평가를 하겠는가? 결국 누가 본인에게 잘 보이고, 줄을 잘 서고, 우리라는 집단으로 들어올지 실력보다는 ‘사내정치’ 와 보여주는 쇼잉(showing)이 많은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정의 문화로 인한 우리사회에 긍정적인 따뜻한 면도 이어왔지만 부정적인 면도 많다. 이러한 뿌리 깊은 정의 문화를 완전히 무시할 순 없고 우리라는 문화를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한국의 인사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전문성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많은 것을 시스템화하는 데 노력을 기우려야한다. 정의문화는 공동체의 식구들을 챙겨줄 수밖에 없는 구조로서 끼끼리 나눠 갖게 쉬운 현실이다. 주관부서가 들어갈 자리를 배제 되도록 최대한 시스템화 해야 한다. 물론 최대한 공정하게 만들기 위한 많은 연구와 세밀화가 필요한 것 은 분명하지만 한국사회가 당면한 중요한 과제이다. 한국의 오랜 전통의 ‘정’문화가 시스템과 잘 조화되어 공정한 한국문화의 아이콘으로 부상되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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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훈 수필가ㆍ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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