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매앓는 90대 노모· 50대 사진작가 딸 기록담은 사진전
▶ 매혹적 질감 돋보이는 다양한 형태의 도예전

석근경 작가의 작품(왼쪽)과 아흔에 첫 전시를 갖는 석 작가 모친의 작품.
▶사고로 세상 떠나기 전 일상 담은 강석호 작가 회고전
▶볼펜 드로잉 화가 이일 작가등 7인 작가 그룹전 등 다양
연말연시 뉴욕·뉴저지에서 한인 작가들의 전시가 풍성하다. 2025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다양한 전시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도자기, 사진, 회화에 이르는 다채로운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깊은 색감의 은은하면서도 화려한 도자기 작품과 뉴욕에서 이방인으로서 살아가는 모녀의 일상생활을 기록한 가슴 먹먹한 사진 등 따뜻한 연말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모녀 사진전
치매를 앓는 90대 노모와 50대 사진작가인 딸이 함께하는 일상생활의 기록을 담은 한인 모녀 사진전이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가장자리의 삶: 엄마, 딸, 뉴욕’(Living Sideways: Mother, Daughter, New York)을 타이틀로 한 이번 전시는 이달 21일까지 한국에서 온 엄마와 딸이 뉴욕에서 함께 삶을 일구는 과정을 카메라 앵글에 담아낸 사진들을 보여준다.
엄마와 단둘이 사는 석근경 작가는 모친과 작은 아파트를 함께 쓰며 장을 보고, 밥을 하고, 집을 치우고, 지하철을 타고, 수많은 병원 예약을 챙기는 등 엄마의 걸음에 속도를 맞춰 천천히 걷는다.
지난해 부친이 세상을 떠난 후 가벼운 치매 증상과 우울증이 찾아온 모친에게 친구가 빌려준 작은 카메라는 조금씩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사진 찍는 일이 그녀의 하루를 조금씩 밝히기 시작한 것이다. 구도를 잡고, 셔터를 누르는 행위는 기억을 흔들어 깨웠다.
아흔인 모친은 버려진 물건을 주제로 한 작품을 직접 촬영해 지난 3일부터 딸과 함께 맨하탄에서 로텍이라는 건축 회사의 후원으로 첫 전시회를 열고 있다.
사진 작품들은 엽서에 나올 법한 뉴욕 스카이라인이나 유명한 랜드마크 대신, 도시의 ‘일하는 가장자리’를 비켜 본다. 공사 현장과 뒷골목, 테이프가 붙은 모서리와 덧대어 막아 놓은 울타리, 임시로 이어 붙인 경계와 아직 완성되지 않은 구조물들은 일상의 솔기이자 꿰맨 자리, 무언가가 겨우겨우 붙들려 버티고 있는 지점들을 보여준다.
▲장소 LOT-EK, 620 E 9th St. NYC
▲문의 646-593-0409

도예가 예진옥 작가의 작품
■예진옥 도예전
미국에서 활동하는 예진옥 도예가의 개인전 ‘숨결의 울림’(The Resonance of Breath)이 10일부터 17일까지 맨하탄 케이트 오 갤러리에서 열린다.
예 작가는 첫 단독 전시인 이번 ‘숨결의 울림’전에서 여러 가지 형태와 크기, 색감을 담은 도자기 60여점을 선보인다.
주전자 형태부터 달항아리까지 매혹적인 질감이 돋보이는 도자기들이 관람객들을 매료시킨다. 왕관 모양의 날개, 광택 있는 진주, 반짝이는 동물의 형상 등 기존의 도자기 형태에서 벗어난 개성강한 도예작품들을 만나 볼수 있다. 그의 작품은 전통적인 백옥색 도자기를 기본으로 하되 암회색의 검은색과 금빛 문양까지 도자기에 입혀 현대적으로 재창조했다는 평가다.
‘숨결의 울림’의 도자기들은 조형적 존재감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생명체로 모습을 드러낸다. 매끄러운 표면과 관능적인 윤곽, 브랑쿠시의 추상을 떠올리게 하는 도자기는 시각적 매력을 준다.
작가는 연말 나눔을 실천하고자 전시 수익금을 기부할 예정이다. 전시 오프닝 리셉션은 13일 오후 2~6시까지다.
▲장소 31E 72nd Street New York, NY 10021
▲문의 646-286-4575/info@kateohgallery.com

강석호 작가의 커플 연작.
■티나 김 갤러리 강석호 초대전
맨하탄 첼시에 있는 티나 김 갤러리는 내달 24일까지 강석호 작가 회고전을 열고 있다.
강석호 작가는 지난 2021년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장면에서 대상을 특징지을 수 있는 요소를 잘라내는 등 자신만의 구도로 편집해 전혀 다른 느낌의 이미지로 그려내는 작업을 해왔다.
이번 전시는 2010년대 중반부터 2021년 사이에 제작된. 공개된 커플 사진 속 인물의 일부분을 확대한 ‘커플’ 시리즈와 인체의 양감보다 피부색과 표면의 촉각에 집중한 ‘누드’ 시리즈를 보여준다. 고인은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하고 독일 뒤셀도르프 쿤스트 아카데미에서 마에스터슐러 과정을 마쳤다. 2000년 스위스 바젤 UBS 아트 어워드, 2004년 석남미술상 등을 수상했다.
관람 시간은 화~토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장소 Tina Kim Gallery, 525 West 21st Street, New York, NY 10011
▲문의 212-716-1100

이일 작가의 볼펜 드로잉 작품.
■API 7인 작가전
맨하탄 트라이베카 ‘아트 프로젝트 인터내셔널’(API)은 9일부터 내년 2월20일까지 볼펜 드로잉 화가 이일 작가를 포함한 7인 작가 그룹전을 열고 있다.
‘Real/UNREAL’을 타이틀로 한 이번 전시에서 한인 작가 이일, 고석민, 이마리, 김인형을 비롯 요지로 이마사카, 스테파니 프랭크 사순, 리처드 차오 등 7인 작가는 지난 34년간 API에 소개됐던 주요작품과 미공개 작품을 선보인다.
뉴욕의 중견화가 이일 작가는 단색 이미지의 볼펜 드로잉 등 시그니처 볼펜 기법의 선작업이 돋보이는 작품을 전시 중 이다. 사진작가 고석민은 숲속이나 해안가, 강 한가운데에 거울을 덩그러 놓는 것으로 시작한 거울 활용 ‘더 스퀘어’(The Square) 연작을 보여준다, 이마리 작가는 루핑 비디오 작품, 김인형 작가는 섬세한 꽃을 그린 캔버스 유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장소 Art Projects International, 434 Greenwich Street, Ground Floor, New York, New York 10013
▲문의 212-343-2599/www.artprojec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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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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