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가끔 진품과 짝퉁을 혼동한다열아홉에 가방끈을 놓고 나서오십이 되도록가방만 만들었다는 짝퉁가방 기술자 우씨세상 사람들, 욕되게 그를 부르듯우씨~ 우씨~제 불만 함부로 내뱉지…
[2017-01-17]말다툼 뒤에는 늘 중국식당에 갔었다. 동양적인, 알 수 없는 무엇이쓰린 마음을 달래주었다. 마치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강 언덕처럼.식당에 들어가면 주인은 고개 숙여 인사했다. 너…
[2017-01-12]발꿈치에 금잔화를 가득 심어 줬을 때꽃신을 신은 것 같았다잎들을 물들여 색종이로 내려놓았을 때사람들이 다가왔다이제 다 벗고 춤을 춰도 텅 빈 공원살아온 날들과살아갈 날들을 생각하…
[2017-01-10]새해엔 서두르지 않게 하소서가장 맑은 눈동자로당신 가슴에서 물을 긷게 하소서기도하는 나무가 되어새로운 몸짓의 새가 되어높이 비상하며영원을 노래하는 악기가 되게 하소서새해엔, 아아…
[2017-01-05]먼저, 당신이 배운 모든 것을 잊어야 합니다어렵다거나, 고등학교 졸업장이나 작업부츠,혹은 좋은 직업을 가진당신 같은 사람이 읽는 것이 아니라거나숨은 뜻을 찾지 말아요좋은 시는 뜻…
[2017-01-03]오늘 저녁, 저무는 눈길을 걷는다신발은 얼어붙은 자갈 위에서 뽀드득 소리를 낸다숲을 지나, 활짝 열린 들판으로두어 개 트레일러와 픽업트럭들을 지나, 나는멈추어 선다. 하늘이 문득…
[2016-12-29]눈이 오다 그치다 하는 나이,그 겨울 저녁에 노래 부른다.텅 빈 객석에서 눈을 돌리면오래 전부터 헐벗은 나무가 보이고그 나무 아직 웃고 있는 것도 보인다.내 노래는 어디서고 끝이…
[2016-12-27]마구간은 따스하다여물통의 귀리,그리고 밀짚침대는연기를 품는 듯하지만-바람은 차고벌판에 내린 눈은아주 깊어 그가 빠진다면한 시간 안에 얼어붙을 것 같지만-열한 달 먹은,금빛 갈색의…
[2016-12-22]개나리아파트 어디를 둘러봐도 개나리가 없다개나리가 없으니 개나리꽃이 피지 않는다꽃이 피지 않으니 봄이 올 리가 없다관리사무소 소장은 유실수나 꽃나무 지원을구청에 요청했다 한다,작…
[2016-12-20]두 사람은 젊었을 때처럼숙면을 이루지 못한다.남자는 한밤중에 깨어나몇 년 전의 기억을 더듬으며불편하게 몸을 뒤척이다이불을 끌어당긴다.여자는 돈 걱정을 한다.이런 저런 걱정으로 설…
[2016-12-15]가난한 선원들이 모여 사는 목포 온금동에는 조금새끼라는 말이 있지요. 조금 물때에 밴 새끼라는 뜻이지요. 그런데 이 말이 어떻게 생겨났냐고요? 아시다시피 조금은 바닷물이 조금밖에…
[2016-12-13]흩어져 흐르는 별들 아래서 우리는 하류를 향해 흘러갔네. 그리고 해가 떠오를 때까지 잠을 잤다네. 캐피탈에 이르렀을 때 도시는 이미 폐허, 우리는 의자와 테이블을 찾아내 거대한 …
[2016-12-08]산비탈 비스듬히 골목을 오르다삐져나온 바위 그루터기에 앉아울었다.“시는 무엇이며, 인생은.....”바람이 담뱃불조차 꺼버린 어둠,진득하게 고인 시간 속에서누구는 나한테 “바다”를…
[2016-12-06]앞마당에 있는 세 그루의 소나무, 돌맹이 빼고는 동네에서 제일 오래된 것들이지.대단한 나무들이야, 하지만 바람이 불면 신들린 트로이카의 검은 말처럼 머리를흔들어대니, 어찌해야할까…
[2016-12-01]친구들이 얼마나 멀리 있는지! 어쩌면그들은 날 잊었겠지. 대부분의 날에.암 그래야지, 알아; 그렇다 해도친구와 멀리 떨어져 사는 것은 외로운 일이야.손을 뻗으면 이렇게 가까운 의…
[2016-11-29]프랑스에선,여행객들에게 부당한 사회 정의에 반대하는청원서에 서명을 해달라고 하면서소매치기가당신의 은밀한 소지품에 손을 넣지요.부드럽고 간절한 연인처럼.함부로 판단할 수 없을 만큼…
[2016-11-24]감사해‘라는 뜻을 품은 말은 참 많습니다그중 어떤 것은 속삭여야 하고 또 다른 것은 노래로만 전할 수 있지요딱새는 말 대신 휘파람을 불고뱀은 원을 그리며 돌고비버는 꼬리로 연못의…
[2016-11-22]광고가 점점 더 길어지는 거 같구나,아버지가 말씀하신다, 쇼는 점점 짧아지고 말야네 번째 계속 광고만 하잖아.참을성에 한도가 있다는 걸 저것들은 모르나, 그리고저렇게 계속 우릴 …
[2016-11-17]11월의 나무는, 난감한 사람이머리를 득득 긁는 모습을 하고 있다아, 이 생이 마구 가렵다주민등록번호 란을 쓰다가 고개를 든내가 나이에 당황하고 있을 때,환등기에서 나온 것 같은…
[2016-11-15]입으면 참 부드러운 양모, 학교의 아이들이 모두 입던 그 옷을 위해 어머니는 패스트푸드점에서 20시간을 일해야 했다.애인처럼 잘 맞는,소매는 아늑하게 껴안아주고, 허리는 날씬한,…
[2016-11-10]

























정숙희 논설위원
파리드 자카리아 /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 CNN ‘GPS’ 호스트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임지영 (주)즐거운 예감 한점 갤러리 대표
이영창 / 한국일보 기자
조환동 / 편집기획국장·경제부장
민경훈 논설위원
정재민 KAIST 문술미래전략 대학원 교수
김영화 수필가 
숨가쁘게 달려온 2025년을 이제 1주일 남짓 남긴 채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는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되돌아보며 마무리하는 연말 시즌과 크리…

올 한해동안 버지니아와 메릴랜드, DC 등에서 연방 이민당국에 체포된 사람이 1만명이 훌쩍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미 전국적으로는 22만명…

연말을 맞아 도로 위에서 순간적으로 벌어진 운전 중 시비가 40대 한인 가장의 총격 피살 비극으로 이어졌다. 워싱턴주 레이시 경찰국과 서스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