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동물원 ‘레드 에이프 레인 포레스트’ 공개
오랑우탄의 자연 생태계를 세계 최초로 그대로 재현시킨 레드 에이프 레인 포레스트(Red Ape Rain Forest)가 LA동물원에 만들어져 지난 13일 처음으로 일반에게 공개됐다. 열대 우림 및 열대 활엽수림 등 보르네오와 수마트라의 습기 찬 숲에 서식하는 오랑우탄의 자연 생태계를 재현하기 위해 650만달러의 예산을 들여 6,000피트 규모로 오픈한 전시관은 LA동물원의 새로운 명소로 관람객들의 인기를 독차지할 예정이다.
지능이 매우 높아서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사람처럼 술까지 좋아하는 오랑우탄은 말레이어로 인간을 의미하는 ‘오랑’과 숲을 의미하는 ‘우탄(후탄)’이 모아져 ‘숲 속의 사람’이라는 뜻의 이름을 갖고 있다. 오랑우탄이 사는 삼림의 형태는 다양하며 저지대의 습지에서부터 해발 5,000피트까지의 산악지대에 이른다. LA동물원은 이같은 방대한 서식지를 재현하기 위해 그동안 나무 그늘도 제대로 없이 콘크리트 바닥으로 만들어졌던 우리를 완전히 개조했다.
오랑우탄의 본고장인 동남아시아를 상징하는 사찰을 모방해 디자인된 전시관 중앙에는 물이 흘러내리는 냇물이 들어섰으며 높이 60피트의 그물 지붕을 설치됐다. 오랑우탄은 기다란 팔로 중심을 잡으면서 이 가지에서 저 가지로 건너다니며 땅에는 거의 내려오지 않는다. 이같은 습성을 감안해 전시관은 오랑우탄이 가지에 매달려 움직일 수 있도록 그물 중간 중간을 나뭇가지로 연결시켰다. 전시관 안쪽으로 통로가 만들어져 있어 관람객들은 마치 우리 안으로 들어가 오랑우탄을 관람하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전시관내 식물들도 오랑우탄의 자연 생태계에서 주로 자라나는 대나무와 파이커스 나무들이 대부분이다. 식성은 초식성이며 주로 과일을 먹는데 특히 무화과류, 망고, 듀리언 따위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에 맞춰 식물들이 심어져 있다.
저녁이 되면 야생 오랑우탄은 높은 나무 위에(40∼50피트 높이) 잠자리를 만든다. 나뭇가지를 얽어 놓고, 새로 딴 나뭇잎을 깔고 거기다 풀을 뜯어 베개까지 만든다. 푹신한 이부자리가 다 만들어지면 오랑우탄은 12시간이나 잠을 잔다. 오랑우탄은 졸음이 쏟아지는 자리에서 곧바로 잠자리를 만들기 때문에 날마다 새로운 잠자리를 만든다. 이같은 습성을 감안해 오랑우탄이 매일 잠자리를 바꿀 수 있도록 우리 곳곳에는 나뭇가지들이 널려 있다.
한 때는 동남아시아 전역과 중국 남부에 이르기까지 분포했으나 오랑우탄은 현재 2만마리도 채 안되는 숫자가 인도네시아의 보르네오와 수마트라의 섬에서만 살고 있다. 번식률이 낮아 한 마리의 암컷이 평생 두세 마리의 새끼를 낳을 뿐인데 생태계는 날로 파괴되고 있어 자연 멸종될지도 모를 위기에 처해 있다.
LA동물원의 마뉴엘 몰리네도 원장은 "멸종될 위기에 처한 오랑우탄을 비롯 격리된 시설이기는 하지만 자연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보호할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5번과 134번 프리웨이가 만나는 그리피스 공원 내에 있는 LA동물원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장하며 주말에는 오후 7시까지 문을 연다. 입장료는 성인 8달러25센트, 어린이(2~12세) 3달러25센트. 문의 (323)644-6400. 인터넷 www.laz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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