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말결산: 뒤돌아본 한인경제와 생활풍속도
▶ (3) 초저금리 시대
올들어 사상 초유의 초저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한인 금융시장에도 새로운 변화가 싹트고 있다.
그동안 VIP 대접을 받던 거액 예금주에 대한 은행의 태도가 바뀌고 은행간 대출 경쟁속에 신용도가 좋은 우량 고객들은 대출금리 샤핑을 즐기고 있다.
재테크 측면에선 안정성만 찾던 시중 자금이 이젠 수익을 좇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거액 예금자 이젠 ‘NO 땡큐’=A은행에 50만달러 이상을 예금하고 있는 이모(53)씨. 그는 요즘 은행에 갈 때마다 은행원들이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변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얼마전만 해도 지점장이 쫓아 나와 자신의 방으로 안내했지만 요즘은 지점장도 잘 만날 수 없다. 이처럼 과거 귀한 손님으로 대접받던 거액 예금주들이 초저금리시대가 찾아오면서 은행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 돈이 남아돌기 때문이다.
한인은행의 한 관계자는 "큰 돈을 예치하더라도 운용할 데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거액 예금주를 모시는 것은 이제 옛 얘기가 돼 버렸다"고 말했다.
■저금리, 소규모 업자에겐 ‘그림의 떡’="은행보다 많은 이자를 주더라도 친구나 친척에게 돈을 빌리는 것이 오히려 마음 편합니다." 신발 도매업소를 운영하는 B사 김모(49)씨의 말이다.
B사는 지난달 매장 신설 등 이유로 최근 10만달러를 은행에서 융자받으려 했으나 거절, 결국 김 사장은 아는 사람을 통해 돈을 빌려 겨우 해결했다.
저금리시대에 접어들면서 우량고객으로 분류된 고객들에겐 돈 빌리기가 쉬워진 반면 신용도에 문제가 있는 고객은 은행 문턱을 넘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신용등급이 우량한 기업들은 은행들이 앞다퉈 돈을 갖다 쓰라고 권유해도 내년 경기전망이 불투명해 신규 차입을 자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자 1%라도 더’=은행이자가 워낙 싸지다 보니 예금자들은 연 1%포인트 미만의 금리차이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부 은행 고객들은 상대적으로 수익을 조금이라도 더 낼 수 있는 금융 상품이나 부동산 투자로 몰리고 있다.
예금이자 외의 수입을 위해 아파트 평수를 줄이고 임대사업에 나서는 사람도 있다. 지난해 정년퇴직한 최모씨는 최근 방 세칸짜리 아파트는 렌트를 주고 자신은 부인과 함께 1칸짜리 아파트로 옮겼다. 이자 수입에 지탱해 왔던 최씨가 짜낸 고육책이다.
최씨 같은 경우가 아니더라도 은행에서 주택담보 대출 등을 받아 임대사업에 본격 나선 사람들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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