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발견에 혈안이 돼 있는 지금 인접 이란에서 핵무기 개발을 놓고 열띤 공방이 전개되고 있다. 또 다른 ‘악의 축’인 이란에서의 이 논의에 미국은 적절한 정책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핵 개발이 이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쪽에 힘을 실어주는 게 바람직하다.
이란의 핵무장 의지는 후세인의 침공을 경험한 뒤 공고해졌다. 이제 이라크에 미국이 와 있으니 미국이 이란의 두려움의 대상이 됐다. 미국은 핵 확산 방지를 위해 선제공격을 행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어 이란으로서는 여간 거북한 게 아니다. 북한의 핵카드 사용에서처럼 이란도 이러한 생각을 갖게 될 수 있다. 이란의 온건파조차도 자국의 안보를 위해 핵무장이 필요하다고 공언하고 있다. 미국은 자국의 안위를 위해 핵무기를 보유하면서도 타국의 핵무장엔 펄펄 뛰는 것은 부당한 처사라고 비난하고 있다.
이란은 아직 핵무장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다. 상당수 온건파들은 핵무장이 오히려 이란 주변국들을 놀라게 만들고 이들이 미국과 보다 강한 연대를 하게 되며 이로 인해 이란의 입지가 좁아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중동에서 핵 확산이 야기돼 지역 불안을 조장할 것이라고 한다. 이는 아이러니컬하게도 미국의 중동 개입을 더 부추길 것이다.
이란의 핵무장 의도를 잘라버리려면 미국이 이란의 전략적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 이라크 재건에 대한 지역회의에서 이란의 입장을 경청하고 핵 포기 시 미국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한다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또 아프가니스탄과 중앙아시아 등지에서의 이란의 정당한 이익을 보장하는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동시에 미국은 이란이 핵을 보유하게 될 경우 강력한 경제제재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강조하고 유럽 연합국들과 러시아로 하여금 단순히 수출제재뿐 아니라 이란과의 경제관계 단절까지도 불사한다는 경고를 내리도록 협조를 요청해야 한다. 아울러 중동지역의 다른 나라들 도 이란의 행동에 따라 상호 관계를 종식시키는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악의 축’ 같은 섬뜩한 발언과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지역에 군사개입을 허용한 대통령 독트린이 중동지역과 다른 지역에서의 핵 확산을 근절하기는 어렵다. 이란을 지역안보와 세계경제의 틀에 합류시키는 현명한 외교를 펴면 이란이 핵 확산 반대에 동참하게 될 것이다.
래이 다케이/워싱턴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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