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아들의 야구팀 코치를 볼 때마다 존경심이 우러나옵니다.” 밸리에 사는 한 한인은 지난 3월 아들이 심심해하자 동네 야구팀에 등록시킨 뒤 석달간 지켜보면서 히스패닉 코치를 높이 평가하게 됐다고 했다.
“이 코치는 완전 무보수로 어린 학생들을 위해 일주일에 3일씩 시간을 냅니다. 페인팅으로 먹고 사는 사람이 자기 시간을 희생하면서까지 아이들에게 배팅, 공받기, 팀 플레이 등을 자상하게 가르칩니다. 어느 날은 일하다 왔는지 작업용 픽업을 몰고 피곤한 기색이었지만 열심이었습니다.”
대다수 아이들이 초보라서 게임을 하다 보면 답답하고 화가 날만도 한데 ‘큰 실수’엔 격려를 ‘작은 수훈’엔 환호를 보내 ‘기’를 살려주는 모습에 뭉클했다는 이 한인은 “별 볼일 없는 실력이고 그저 재미 삼아 등록했지만 코치가 연습시간 엄수, 단체생활의 중요성 등 교훈적인 것을 많이 심어주는 데 놀랐다”고 했다. 이 코치가 바로 ‘참 봉사’의 모델이구나 하고 느꼈다는 것이다.
시간과 정열뿐 아니라 금전적으로 손해를 보면서까지 남들을 위해 헌신하는 경우도 있다. 이민 100주년 사업과 관련해 학술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한 한인은 최근 손에 거의 들어오다 시피한 약 4만달러를 꼭 잡지 못했다. 부동산업을 하는 그는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는 좋은 ‘건’이 있었는데도 기존의 맡은 봉사업무에 불철주야 신경 쓰다가 그만 이 ‘건’에 100% 몰두하지 못해 고객을 놓쳤다는 것이다.
이 한인과 함께 봉사업무를 하고 있는 다른 한인은, 그래도 그는 금전적인 손해에 연연하지 않고 남들을 위해 자신의 희생이 값진 것이란 신념을 갖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는 곳마다 소문내고 싶어지는 모범적 인물이다.
‘봉사단체’라는 간판을 수십 년간 내걸었으면서도 빈축을 사는 정반대의 ‘오시범’도 있다. 한국노인회가 보여준 행태가 그렇다. 지난해에는 산하 노인공조회를 해체해 회원들은 물론 커뮤니티의 비난을 사더니 이번엔 노인회 건물 매각 소문이 불거지면서 또 한번 타운을 시끄럽게 하고 있다.
노인회장은 “제대로 운영할 사람이나 조직을 찾으려는 것”이라며 ‘매각’이란 표현에 동의할 수 없다고 하지만 결국 내용은 그게 그것이다. 문제는 커뮤니티 공동재산을 개인이 임의로 처분할 수 있다는 비상식적 발상과 앞뒤 안 가리고 이를 실행에 옮기려는 무신경이다.
‘봉사의 반대말’로 불려지지 않으려면 꿈에라도 공금을 ‘쌈짓돈’으로 여겨서는 안될 것이다. 어물쩍 넘어가던 70, 80, 90년대 한인사회가 아니다. 노인회장이 직접 나서서 흉중을 밝히기를 모두들 기다리고 있다.
<박봉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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