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투자 되살아나… 올 하반기부터 본격 경기회복국면”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예상보다 높은 2.4% 성장을 기록하는 등 미국 경제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가계지출이 늘고 특히 부진을 면치 못했던 기업의 투자가 되살아나고 있어 올 하반기부터 본격 경기회복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낙관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의 실적이 그다지 개선되지 않은데다 여전히 높은 실업률이 소비증가에 걸림돌로 작용해 불황탈출 예견은 아직 성급하다는 견해도 많다.
◇ 경기지표 개선=지난 31일 2분기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2.4%를 기록했다는 미 상무부의 발표는 전문가들의 예상치 1.5%를 훨씬 뛰어넘은 것이다. 이는 이전 두 분기 동안 각각 1.4% 성장한 것과 큰 차이가 난다. 특히 이라크 침공에 따른 불확실한 경기전망에도 기업들의 설비투자 증가율이 2000년 3월 이후 가장 빠른 7.5%를 기록한 것은 무엇보다 고무적이다.
그동안 미국의 경기회복은 주로 가계부문의 지출 증가에 의존했을 뿐 기업들은 90년대 말의 과잉설비 해소 지연으로 설비투자를 극도로 기피했기 때문이다. 가계지출도 2%에서 3.3%로 늘어나 호조를 보였다.
여기에 산업생산 지표도 경기회복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미국 중서부지역의 제조업 활동을 보여주는 7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도 전달의 52.5에서 55.9로 크게 올라 석달째 경기팽창을 의미하는 50선을 넘었다. 노동부가 집계한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역시 38만8천건으로 떨어져 2주 연속 40만건을 밑돌았다. 이 수치가 40만건 아래로 내려가면 고용시장이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경기지표들의 이런 개선은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 “최악은 끝났다”는 안도감과 함께 경제가 본격 회복세로 반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존 스노 재무장관은 3500억달러 규모의 감세안 효과가 아직 전면적으로 나타난 것이 아니라며 경제가 올 4분기에 3.5%, 내년 4%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 경계론=하지만 아직 경기회복 국면의 본격 진입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무리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기업투자 증가는 좋은 소식이지만 2분기 국내총생산의 예상외 증가가 한국전쟁 이후 가장 높은 44.1%의 증가율을 기록한 국방비 때문이란 사실은 이런 우려를 뒷받침한다. 투자자문업체 마리아 플로리니 라미레스의 조슈어 샤피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에도 못미치는 국방비가 국내총생산 증가분의 70%를 차지했다”며 “이를 제외하면 2분기 성장은 별것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가계지출은 고실업률의 덫에 걸려 있다. 신규 실업수당 건수는 줄고 있지만 지난 6월 6.4%로 9년만에 최대치를 보인 월별 실업률은 당분간 6%대 아래로 내려갈 기미가 없다. 또 주요 주가지수가 올들어 11∼30% 씩 상승률을 보이고 기업의 인수합병도 다시 늘고 있으나 기업들의 실질적인 수익 개선은 미진한 실정이다. 예상치보다 높은 기업들의 실적 발표는 달러 약세에다 비용절감 노력, 원래 낮게 잡은 실적 전망치와 견준 개선효과 등에 따른 것이지 기업의 본질적인 경영개선으로 인한 것은 아니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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