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생활 가장 고달픈건 ‘쪼들린 살림’
문화차이 따른 외로움 여성이 더 느껴
‘자녀의 타인종 배우자’ 63%가 부정적
부부싸움 주된 원인은 경제·자녀문제
본보는 창간 35주년을 맞아 한국의 사회여론조사 및 마케팅 조사전문기관인 ‘(주)한길리서치 연구소(대표 이성철)’와 함께 한인들의 의식·실태 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미니 센서스는 사회, 정치, 경제, 문화·종교, 미디어등 5개분야에서 35개 설문을 통해 남가주 한인들의 생활실태, 성향, 의식을 종합적으로 조사분석했다. 2004년 5월 현재 LA에 거주하는 20세이상 한인 225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개별 면접법(FTF)으로 무작위로 표본을 추출, 5월14일-22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한인 커뮤니티를 이해하고 한인들의 의식·실태를 파악하는데 좋은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인들은 경제적 부족함과 문화차이로 인한 외로움을 이민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절대 다수가 자녀의 배우자로 타인종을 원치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본보가 창간 35주년을 맞아 지난달 LA에 거주하는 20대 이상 한인 2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 나타났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인들은 ‘이민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에 대한 답변으로 경제적 부족함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26.7%), 다음은 문화차이로 인한 외로움(24.4%), 자녀교육, 부부 또는 고부갈등 등 가족관계(15.6%) 순이었다.
이 같은 경제적 부족함이나 문화차이로 인한 외로움은 최근 이민자일수록 더 강하게 느껴 역시 이민 생활의 연륜과 함께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자녀교육, 부부 또는 고부 갈등 같은 가족관계로 인한 어려움은 이민생활의 연륜과 관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제적인 부족함을 이민 생활의 가장 어려운 점으로 지적한 응답자 가운데는 남성이 66%, 여성이 34%로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았으나, 문화차이로 인한 외로움이 이민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점이라고 지적한 응답자 가운데는 남성이 40%, 여성이 60%로 여성이 훨씬 많았다. 연령별로 보면 경제적인 부족함이 이민생활의 가장 어려운 점이라고 답한 사람 가운데는 40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제일 높아 역시 자녀 교육비 부담이 가장 큰 연령층이 경제적 부담 역시 제일 많이 느낀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민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을 묻는 질문에 대해 별 어려움이 없다고 답한 사람도 31.1%나 됐다.
한인들은 타인종이 자녀의 배우자가 되는 데 대해 절대 안 된다(32%), 인종에 따라 다르다(24%), 타인종 사위는 안 된다(4.0%), 타인종 며느리는 안 된다(3.1%)고 답변, 총 63.1%가 부정적 태도를 나타냈다.
한인들은 이민생활 연수가 많아질수록 자녀의 배우자의 인종에 대해 관계가 없다는 입장으로 바뀌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경향은 인종에 따라 다르다고 답한 사람들 가운데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나, 미국에서 산 기간이 길어질수록 인종문제에 대해 관대해진다는 것을 보여줬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절대 안 된다는 답변자 중에는 남성(52.5%)이 여성(47.5%) 보다 많았으나, 인종에 따라 다르다는 답변자 중에는 여성(56%)이 남성(44%)보다 많았다는 것.
한인들은 자녀에게 바라는 직업은 전문직이 46.2%로 압도적 1위였다. 그 다음은 자영업 16%, 공직 12.9%, 자유업 7.1%, 봉사직 4.4% 순이었다.
자녀의 직업 문제에 대해 전문직을 바란다는 부문에서 한인 남녀는 커다란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남성은 응답자의 16.8%가 자녀가 공직자가 되기를 바란다는 답한 반면, 여성은 응답자의 8.9%가 그렇다고 답해, 한인 남성은 한인 여성에 비해 자녀의 공직 진출을 훨씬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경향은 자녀가 봉사직을 갖는 문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남성 응답자는 8.0%가 자녀가 봉사직을 갖기 바란다고 답했으나 여성 응답자는 0.9%만이 자녀가 봉사직을 갖기 바란다고 답했다.
부부싸움의 주된 원인으로는 경제(21.3%)와 자녀문제(20.0%)가 차례로 많았고 다음 부모(6.7%)와 배우자 외도(3.1%)의 순이었다. 특히 가구 연소득별로 볼 때 연 3만달러 이하의 가정에서는 자녀문제(21.1%)가 경제(5.8%)나 부모(1.9%), 배우자 외도(3.8%) 문제보다 부부싸움의 주된 원인이 된다고 답한 반면, 오히려 연 7만∼9만달러를 벌어들이는 가정에서는 경제문제라 답한 응답자가 40%로 연소득별 그룹 가운데 가장 많았다.
전체 응답자의 50% 이상이 하루 가족과 30분 이내로, 또 약 80%의 응답자가 1시간 이내로 대화한다고 답했으며 또 ‘전혀 대화를 하지 않는다’도 약 10%나 차지해 일일평균 가족대화시간의 부족이 LA 한인사회 청소년 범죄와 가정폭력 사태가 빈도와 내용 면에서 점차 심각해져 가는 현실을 볼 때 시사하는 바가 큰 것으로 재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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