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박계형씨가 신작 ‘환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승관 기자>
‘환희’로 새롭게 인사
자궁암으로 죽어 가는 32세 여인 ‘윤희’의 순애보적 연애 소설 ‘머무르고 싶은 순간들’로 유명한 작가 박계형(61)씨가 신작 ‘환희(전2권, 삼육출판사)’를 들고 미주 한인사회를 찾았다.
환희는 해부학 교수의 자전적 고백형식의 소설로 주인공이 오랫동안 헤어진 아버지를 해부실에서 시체로 만나 인생의 의미를 돌아본다는 내용이다. 설정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아버지와 아들의 선악의 대극을 통해 인간의 자유의지와 가치, 죄와 정의를 담아내려고 했습니다. 아버지의 삶이 본능과 관능의 삶이었다면 아들을 아버지를 반면교사로 그와 다른 삶을 살아왔지요.”
2001년 초판 출간 당시 제목이 ‘임종’이었으나 너무 어둡다는 지적에 환희로 바꿨다. 수많은 여성들의 눈물을 자아냈던 박씨 특유의 감수성이 여전히 살아 있다. 현재 영어 번역을 마치고 영어권 독자들에게 읽히며 번역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영문판 제목은 ‘스플랜더(Splendor)’.
박씨는 60∼70년 날리는 베스트셀러 작가였다. ‘머무르고 싶은 순간들’이 40만부가 팔려나갔고 ‘정이 가는 발자국 소리’ ‘해가 지지 않는 땅’ 등도 히트였다. 그러나 작가는 60여권의 작품을 세상에 선보이다 82년 이후 돌연 펜을 놓게 된다. 작품에 대한 회의가 절필의 이유.
그러다가 20년 가까이 지난 2001년 다시 ‘환희’를 세상에 내놓았다. 지나간 세월만큼이나 작가가 소설을 통해 추구하는 지향점도 변해 있었다. 이전의 박계형이 서정적인 작품과 극적인 스토리를 들려주는 쪽이었다면 2000년대 박계형은 인간의 영혼과 양심 등 무게 있는 주제로 독자들에게 메시지를 주려하고 있다. “인격이 파탄 난 시대, 소설이 육체만을 치켜세우는 시대입니다. 참된 인간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 되는 작품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가고 싶습니다.”
박씨는 남편 김인호 교수(한양대 경영학과)의 학회 참석 동행 차 지난 29일 미국에 왔으며 LA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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