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 선거캠페인본부
‘오하이오 불복’전말
에드워즈 주축 잠정투표에 미련
선거일인 11월2일 밤 11시30분(서부시간), 보스턴에 마련된 민주당 선거대책본부에 존 에드워즈 부통령 후보가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후보들의 당락을 가를 오하이오주의 개표 결과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기울고 있었다. 98%의 개표가 진행된 상황에서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후보는 14만표로 부시 대통령에게 뒤지고 있었다.
선거본부에 모여 있던 케리 후보의 지지자들도 그의 패배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눈치였다.
단상에 오른 에드워즈 후보는 풀 죽은 지지자들을 향해 “이번 선거에서의 승리를 위해 우리는 4년을 기다려왔다”며 “유권자들이 던진 모든 표가 개표될 때까지 우리는 하룻밤을 더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2000년도 플로리다의 개표 결과 불복 망령이 되살아나는 순간이었다.
그때까지도 양 후보는 위스콘신과 네바다, 아이오와, 뉴멕시코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었다. 하지만 20명의 선거인단을 거느린 오하이오주가 부시에게 떨어질 경우 케리 후보가 나머지 4개 주에서 모두 승리한다 해도 무승부밖에는 기록할 수 없는 절대절명의 상황이었다.
에드워즈 후보의 버티기 선언에 앞서 케리 후보 주재로 긴급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에드워즈 후보가 가장 적극적으로 “섣불리 패배를 인정해선 안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대부분의 캠페인 관리들도 아직 개표되지 않은 잠정투표가 얼마나 되는지 기다려야 한다며 에드워즈 후보에 동의했다.
케리 후보는 그러나 오하이오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잠정투표가 부시와의 표차보다 훨씬 많아야 하고 설사 최고 추정치인 25만표에 달하고 이들 투표가 모두 유효표로 처리되더라도 이중 80% 이상을 얻어야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케리 후보와 보좌관들은 또 70%가 펀치카드인 오하이오 투표의 재개표를 추진하는 가능성도 논의했으나 역시 격차가 너무 심해 승산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케리 후보는 3일 오전 잠정투표 상황에 대해 다시 보고를 듣고 결국 패배를 인정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000년 대선에서 재개표 논란 끝에 36일 동안이나 당선자 확정이 지연된 상황을 이번에도 재현한다면 투표에서 나타난 미국의 분열이 더 심화될 것을 우려하고 결단을 내렸다는 것이 케리 측근들의 얘기다. 에드워즈 후보의 불복선언에서 케리 후보의 패배 시인 선언까지의 12시간은 미국의 역사가 2000년도로 뒷걸음질 칠 것인지 여부가 결정된 숨막히는 시간이었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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