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카운티서 2만2천명 투표요원 봉사
조환동 객원기자
투표소장 체험기
나는 2000년에 이어 올 대선에서도 LA카운티 유권자 등록국으로부터 투표소 소장(Precinct Inspector)으로 임명받아 봉사할 기회를 가졌다. 2일 글렌데일의 한 투표소를 9명의 직원을 지휘하며 아침 7시부터 저녁 8시까지 운영하고 유권자들의 귀중한 한 표 행사를 도왔다.
인구 990만, 유권자 380만명으로 단일 선거구역으로는 미국에서 가장 큰 LA카운티는 이번 선거를 위해 4,602개의 투표소를 개설했다. 투표소마다 투표소장과 함께 5~10명의 선거관리요원(poll worker)이 필요한데 이번 대선에는 2만2,000여명이 기자처럼 봉사했다.
하루 14시간을 봉사한 이들 시민 선거관리요원은 노인과 여성이 많다. 한 백인 할머니는 1950년부터 빠짐없이 선거 때마다 투표소에서 일해 이번 선거가 26번째라고 자랑했다.
거동도 힘들지만 손을 꼭 잡고 투표를 하러온 80대 백인부부, 첫 선거로 가슴 설레는 딸을 데리고 온 아르메니안 어머니, 가게를 서둘러 닫고 8시 마감시간에 맞춰 헐레벌떡 들어온 한인 부부 등 이날 하루 우리 투표소에서만 600여명의 유권자들이 소중한 주권을 행사했다. 투표현장에서 볼 때 문제 중 하나는 유권자 명부에 없어도 일단 투표를 허용하고 나중에 합법성 여부를 판단하는‘잠정 투표’(provincial vote) 제도로 보였다. 시민권자 여부 확인이나 신원확인 없이 이름, 주소와 서명만 하면 투표를 허용한 이 제도를 통해 이날도 70여명이 투표했다.
한인들의 낮은 투표율이 올해도 향상되지 않은 것은 큰 실망이었다. 우리 투표소의 경우 한인 유권자가 100여명에 이르렀지만 투표한 한인은 10명 미만. 아르메니안들은 70%대의 높은 투표율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선거관리요원은 미 시민권자로 간단한 교육을 받으면 되며 투표소장도 선거관리요원 경험이 있으면 특별 교육을 받고 임명 받게 된다. 이번 선거에서 투표소장은 125달러, 선거관리요원은 80달러를 받았다. 14시간을 일하면서 느낀 시민으로서의 뿌듯한 자부심은 돈으로는 환산할 수 없는 그 무엇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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