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돌린 남부에 내륙마저 뺏겨… 차기 대선‘암운’
이번 대선의 패배로 충격에 빠진 민주당은 단순히 실망스런 선거결과를 떠나서 장기적으로 암담한 장래를 걱정해야 할 입장이다.
이번 연방선거에서 문화적으로 보수적인 남부가 민주당에 완전히 등을 돌리면서 차기 대선과 총선 전망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민주당은 특히 이번 선거에서 존 케리 후보가 수백만명의 신규 유권자들을 끌어들이고 클리블랜드, 필라델피아 등 주요 타겟 도시에서 엄청난 투표율을 기록하는데 성공하는 등 ‘필승 전략’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음에도 고배를 마셨다는 점에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말하자면 2004년 대선은 케리 후보가 패배했다기보다 부시 대통령이 승리한 싸움이었던 셈이다.
사실 부시 대통령은 무소속 유권자들 가운데 48%대 49%로 케리 후보에 밀렸으나 민주당계 유권자들로부터 10%의 크로스오버 표를 끌어오고 공화당 유권자들의 94%로부터 압도적 몰표를 받아 당선됐다. 무소속 유권자들 사이의 경쟁에서 패한 후보가 선거에서 이긴 사례는 지난 1976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처럼 부시 대통령에 재선을 선사한 보수연맹의 위력으로 남부와 내륙지역은 난공불락의 공화당 영토로 굳어졌다. 이에 따라 공화당은 차기 선거부터 동북부와 서해안으로 진출, 본격적인 민주당 영토 공략전을 펼칠수 있게 됐다. 실제로 이번 대선의 승패를 가른 펜실베니아, 위스콘신, 아이오와, 미시간 등도 2000년 대선에서 민주당이 차지했던 지역들이었다.
온통 공화당의 붉은 색으로 물든 남부 역시 20세기의 상당기간 동안 민주당이 연방의회를 장악할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민주당의 아성이었다. 이제 완전히 공화당쪽으로 돌아선 11개 남부주를 포기할 경우 민주당은 나머지 지역의 70%를 손에 넣어야 대선 승리를 기약할수 있는데 이는 가망성이 없는 셈법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공화당의 이같은 성공이 앞으로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공화당의 연립이 매우 견고하지만 매우 국한되어 있기도 하다는 지적이다. 부시 대통령이 재선의 일등공신인 보수주의 연맹의 기대에 부합하다보면 지지기반을 넓히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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