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LA방문이 3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간판전문 칼라시티사가 환영행사에 사용될 배너를 준비하고 있다.
긴급시리즈 ‘미주동포-한국 바람직한 관계 재정립’
한국인에게 미주동포는 무엇인가
노무현 대통령이 1박2일 일정으로 12일 LA를 방문한다. ‘개혁’을 기치로 내건 노 대통령의 LA 방문을 계기로 미주 한인과 한국과의 관계도 ‘개혁적’이 되기를 바라는 기대가 높다. 미주 동포와 한국과의 바람직한 관계 재정립을 모색하는 긴급 시리즈를 게재한다.
지난 2002년 10월 여중생 사망에 대한 항의 시위로 한국내 반미감정이 정점으로 치달은 1년 후 한 대학신문에서는 한국인의 미국에 대한 이중적 의식을 보여주는 설문결과를 발표했다.
‘고대신문’이 재학생 244명을 상대로 ‘한국과 미국의 이중국적자라면 어떤 국적을 선택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는데 44.8%가 미 국적을 선택하겠다고 답한 것이다.
진보적으로 여겨지는 대학생 상당수가 겉으로는 한미관계에 있어서는 민족주의나 당위론적으로 접근하지만, 미국의 국민으로써 누릴 혜택에 대해서는 속내를 숨기지 못한 것이다. 미국에 대한 이중적 시각은 이곳 한인들을 바라볼 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무지에 가까운 무관심이 대부분이지만 ‘원정출산’이나 ‘병역문제’, 혹은 ‘사업가 사칭 교포 사기’같은 부정적 기사들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이슈의 진원지로 지목돼 싸잡아 욕을 먹기도 한다.
서울의 보험회사 2년차 직장인 김태현씨는 교포 젊은이들을 술집 등지에서 마주치게 되면 “영어와 다른 스타일 때문에 일단 겉으로는 주눅이 든다”면서도 “속으로는 그래도 ‘토종도 아닌 놈이 부모 잘 만나서 미국 간 주제에 너무 설친다’ 라고 생각도 하게 된다 고 털어놨다.
대기업 홍보부서 5년차 이민희씨도 “영어 잘하면 무조건 숭상하는 분위기 때문에 이민이나 유학을 생각할 때가 있다가도 미국은 짜증나게 느껴진다”면서 “이런 짜증이 겹쳐 이민간 교포들에 대해 배아픈 감정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한국을 방문한 한인들이 느끼는 곤혹감도 서울사람의 이런 감정 때문에 생긴다. 딸과 함께 한국을 방문해 호텔 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60대 한인은 뒷자리 사람들이 교포란 걸 알아차렸는지 막말로 미주한인 비판을 쏟아놓는데 말문이 막혀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적이 있다.
한국에서 미국, 그리고 한인들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시각은 이중적이지만 최근엔 한인들을 싸잡아 비판하거나 부러워하는 시각을 벗어나는 한국인들도 늘어나 희망적이다.
캐나다 어학연수 경험이 있는 서울의 기혼 직장인 김재식씨는 “교포들 중에는 한국이 싫든 좋든 자신과 가족의 새로운 삶을 개척하기 위해 떠난 사람들과 개인의 평안한 안위를 위해 돈을 짊어지고 떠난 사람들로 나뉜다”고 구별한다. 김씨는 “후자의 경우 겉멋만 들어 미국인도 못되면서 한국인은 깔본다”고 꼬집었다. 미주동포와 한국인과의 건강한 관계는 이런 깨인 의식들을 바탕으로 새로 정립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배형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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