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의 표정
줄대기 구습 사라져
보수 인사들‘무관심’
오늘 LA에 도착하는 노무현 대통령을 맞는 한인사회는 전직 대통령들이 올 때마다 반복되던 술렁임 없이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다. 동포 간담회 등 대통령 행사 초청자 명단에 비상한 관심을 내보이던 예전의 모습은 거의 사라졌다.
보수성향이 강한 LA 한인사회의 특성상 개혁에 앞장서는 대통령에 대한 일종의 반감이 장년층과 노인층을 바탕으로 두텁게 자리잡고 있는데다가 노무현 대통령을 응원하는 한인들도 생업에 묻혀 별다른 관심을 내비치진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한인사회 인사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지난 10일 저녁에도 LA한인회가 기금모금 파티를 열어 700여명이 넘는 인사들이 모였지만, 이틀 앞으로 다가선 대통령 방문이나 한국정치에 관한 이야기는 언급되지 않았다. 11일 한인타운 한식당에서 만난 20대 하모씨는 “대통령 방문 사실을 몰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과거 대통령들처럼 지연, 학연의 복잡한 인맥을 형성하지 않은 것도 차분한 분위기의 방문 행사가 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1.5세 변호사인 존 김(31)씨는 “그간 대통령만 오면 서로 행사에 참석해 줄대기 하려는 모습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거의 없어졌다는 얘기를 들으니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한 문화 단체장도 “고교니, 고향이니 무슨 연줄 운운해 가며 난리치며 어깨에 힘주고 다니는 한인들이 사라져 오히려 신선한 감 마저 든다”며 “개혁 대통령의 이미지가 이곳에서도 미쳐 한인사회의 개혁도 함께 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교영씨(30)는 “미래의 한국이 나가야 할 방향은 제시하는 개혁 대통령의 LA방문으로 환영한다”며 “예전처럼 동원되거나 부자연스러운 환영 행사가 없는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배형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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