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대신 모성본능 · 우정 강조
새로운 이미지로 여성팬 유혹
▲ ‘싸이월드’ 조승우
‘청순하다’는 표현은 더 이상 여성에게만 적용되는 말이 아니다.
남성의 청순미를 앞세운 광고가 줄지어 시청자의 시선과 감성을 파고들고 있다. 남성모델의 이미지에 깨끗하고 순수한 색을 입혀 브랜드의 호감도를 충전하려는 CF가 늘고 있다.
권상우의 화장품 브랜드 더 페이스샵 CF와 조승우의 인터넷 사이트 브랜드 싸이월드 CF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권상우와 조승우가 여성들이 선망하는 남성스타의 대표주자임을 고려하면 두 편의 광고는 현재 가장 각광받고 있는 남성상의 무게 중심이 어떻게 이동하고 있는가를 엿보도록 유도한다.
강하고 터프한 ‘마초’의 시대를, 여성 못지 않게 외모를 가꾸는 ‘메트로섹슈얼’이 이어받았다면, 이제는 순수한 감성의 소유자인 ‘청순남’이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는 형국이다.
메트로섹슈얼의 대표격인 ‘몸짱’ 권상우가 현재 광고에서 몸 자랑을 사양하는 것도 남성상의 변화를 말해주는, 의미있는 방증이다.
이전 페이스샵 CF에서 화관까지 쓴 채 남자도 얼마든지 청초해질 수 있음을 보여준 권상우는 ‘여름연가’로 제목을 붙일 만한 새 CF를 통해 남녀의 순수한 스킨십을 소개하고 있다.
▲ ‘더 페이스샵’ 권상우 (오른쪽)
윤진서를 파트너 삼아 예쁘고 사랑스럽게 갖가지 스킨십을 취하면서 여름철 연인들의 적인 땀내를 없애주는 리프레시 데오드란트라는 제품을 알리고 있다.
수줍게 팝콘을 먹는 장면, ‘너한테서 좋은 냄새가 나와’라고 속삭이는 내레이션 등이 눈에 띈다. 권상우는 안기고 싶은 ‘흑기사’형 뿐 아니라 안아주고 싶은 모성본능 자극형도 두루 아우르며 청순하게 로맨틱 감성을 표출하고 있다.
촬영 당시에는 권상우가 윤진서의 가슴에 얼굴을 묻는 장면도 있었지만 다소 민망하다는 반응에 따라 편집과정에서 삭제됐다.
권상우가 사랑을 노래했다면 조승우는 우정의 전령으로 나섰다.
싸이월드를 통해 동료 강혜정과 열애 중이라는 사실이 공개돼 화제를 모은 그는 아예 싸이월드 CF의 전속모델로 출연해 순수남의 매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유럽 배낭여행을 가기로 약속한 친구가 갑자기 다리를 다쳐 혼자 여행을 떠난 그가 여행지에서마다 마치 친구와 같이 온 듯 사진을 촬영해 싸이월드에 올리며 입원 중인 친구에게 지극한 우정을 전한다는 게 광고의 내용.
싸이월드와 각별한 인연이 있고, 숱한 남성스타들 가운데 가장 순수한 감성에 어울리는 주인공이라는 측면에서 조승우를 모델로 발탁한 이 CF는 조승우의 때묻지 않은 풋풋함을 살려 싸이월드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을 만드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임을 강조하고 있다.
매혹적인 남성형의 새 울타리를 제시한 권상우와 조승우는 시청자들이 순수하고 깨끗한 감성의 원형에 갈증을 느끼고 있음을 대변하고 있다.
조재원 기자 mii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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