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 사회 문제를 다룬 소설들을 주제별로 살펴보고 있다. 이번 주에는 고등학교 학창 시절을 주제로 하는 소설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저자 Laurie Halse Anderson의 ‘Prom’을 소개한다. Prom은 우리 모두가 잘 알듯이 고등 학교에서 열리는 무도회이다. 18살의 여학생 애슐리는 드레스, 데이트 등 대부분의 고등학교 12학년 또래의 여학생들이 관심을 갖는 일들에 도무지 관심이 없다. 애슐리에게는 대신 아르바이트, 가족문제, 남자친구, 우정 등 신경 쓸 일이 너무도 많다. 그러던 중 애슐리의 가장 친한 친구인 나탈리아가 프롬 행사를 주관하는 프롬 커미티 회장을 맡게 되면서 애슐리는 친구를 돕기 위해 프롬에 깊이 빠져들게 된다. Prom을 성공시키기 위해 배우고, 연구하고, 또 고민하는 사이 애슐리는 자기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게 되는 한편 만물을 보는 눈도 새로이 뜨게 된다. 10대 베스트셀러 작가의 작품답게 10대들이 쓰는 말로 프롬을 둘러싼 이야기들을 10대들의 시각에서 코믹하고 유머러스하게 잘 써 내려갔다.
다음으로 소개할 작품은 Robert Cormier의 ‘초컬릿 전쟁’(The Chocolate War)이다. 제목과는 달리 실제 내용은 그다지 단순하지 않다. 주인공 제리 르놀트는 남학생들만이 다니는 가톨릭 고등학교 트리너티 고교의 9학년 신입생이다. 이 학교는 비밀 갱조직, The Vigils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데 이 조직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장 선생님 등도 조정하고 있다. 조직 운영비를 모으기 위해 매해 대대적인 초컬릿 판매행사가 있는데 학생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초컬릿을 강매 당한다. 신입생 제리가 이 초컬릿 판매를 거부하면서 제리는 엄청난 괴로움을 당하고 결국 싸움에 연루돼 중상을 입고 병원에 실려간다. 이 작품은 고등학교 내에서 실존하는 폭력을 실감나게 고발하고 고등학생들이 매일 겪어야 하는 갱단과 peer-pressure 문제를 자세히 그리고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Maniac Magee로 뉴베리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Jerry Spinelli의 ‘스타걸’(Stargirl)에서 작가는 남과 다를 수 있는 용기(the courage of nonconformity)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주인공 Stargirl이 애리조나의 시골 Mica 고등학교에 처음 나타나는 순간 학교 전체가 그녀의 독특함에 놀란다. 남들과 달리 튀는 것이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는 작은 마을의 고등학교에서 기모노를 입거나 옛 개척시대 의상 등 독특한 의상을 입고, 음악 없이도 춤을 추며 친구 생일에 세레나데를 부르는 그녀의 행동은 학교 전체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이 같은 관심도 잠시. 하나 둘씩 동료들은 그녀를 따돌리기 시작하고 그녀의 점심 짝꿍 도리와 그녀를 짝사랑하던 레오 둘만이 남는다. 그러나 스타걸과 친하다는 이유만으로 함께 왕따를 당하던 레오는 결국 스타걸에게 등을 돌린다. 이 작품은 우리가 이제는 너무나 친숙해진 단어 ‘왕따’의 이야기를 피해자의 관점에서 그려 나가면서, 왕따 분위기에서도 자기 자신을 끝까지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고민하는, 자신의 정체성을 지켜 나가는 주인공 스타걸을 통해 학교 문제를 고발하는 한편 우리 모두에게 그 해결책을 물어보고 있다.
미국 내 고등학교에서도 bullying과 peer pressure의 문제는 부모가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보지 않으면 자녀들을 헤어나기 어려운 심각한 구렁텅이로 몰아넣을 수 있다. 고등학교 학창 시절 학생들이 겪을 수 있는 어려움들을 주제로 하고 있는 이 같은 작품들을 통해 견문을 넓히고 경험의 깊이를 더 하면, 다가올 문제에 대해 보다 성숙하고 원활하게 대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레이스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