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보울 MVP로 6일 디즈니월드에 초청된 하인스 워드가 미키 마우스와 함께 축하 퍼레이드를 하며 팬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전국 신문들 1면 장식
6일 아침 미국은 하인스 워드(29·피츠버그 스틸러스)의 활짝 웃는 모습을 보며 하루를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 미국의 거의 모든 신문이 프론트 페이지에 바로 전날 벌어진 수퍼보울에서 MVP를 차지한 워드의 사진을 대문짝 만하게 실었기 때문. 미국인에게 단연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인 수퍼보울에서 MVP를 차지한 워드는 지금 이 순간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선수다.
불우한 성장기를 한국인 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을 통해 극복해낸 워드의 인생역정은 이미 여러차례 보도를 통해 잘 알려진 바다. 하지만 선수로서 워드의 발자취도 인생 성장기 못지 않게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조지아대 재학시절 워드는 팀에서 쿼터백 겸 러닝백 겸 와이드리시버로 그야말로 ‘정신없이’ 뛰었다. 당시 팀메이트였고 1998년 수퍼보울에서 덴버 브롱코스를 우승으로 이끌며 MVP에 올랐던 러닝백 터렐 데이비스는 워드에 대해 “내가 본 선수 중 가장 엄청난 재능을 지닌 선수”라고 극찬했으나 정작 워드는 NFL 드래프트 때 쿼터백도, 러닝백도, 와이드리시버도 아닌 어정쩡한 포지션 때문에 3라운드에야 스틸러스에 지명됐다.
스틸러스에서 와이드리시버로 뛰게 되면서도 그에 대한 평가는 항상 ‘싸늘’했다. 키도 작고 전광석화처럼 빠른 스피드로 없어 전형적인 NFL의 수퍼 스타급 리시버는 될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스틸러스조차도 워드를 프로 첫 해에 주로 스페셜팀 선수로만 활용한 뒤 그 이듬해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키 크고 빠른 와이드리시버 플랙시코 버레스(현 뉴욕 자이언츠)를 지명, 워드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있음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워드는 이런 푸대접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필드에서 코치들과 동료들은 물론 팬들의 믿음을 쌓아나갔다. 스마트한 두뇌와 몸을 아끼지 않는 저돌적인 투지로 리그 최고의 블럭킹 와이드리시버로 명성을 쌓으며 4년 연속으로 프로보울 선수로 선발되기도 했고 지난해는 기라성 같은 선수들을 제치고 스틸러스 역사상 최고 리셉션 기록을 보유한 선수로 등극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워드는 이번 시즌 시작 전 또 하나의 호된 시련을 거쳐야 했다. 계약만료가 1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스틸러스가 트레이닝 캠프를 앞두고도 재계약을 주지 않았기 때문. 워드와 동급의 리시버들이 최하 600만달러에서 최고 1,000만달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연봉은 167만달러에 불과했고 그나마 재계약 보장이 없어 올 시즌을 뛰기가 어려웠다. 결국 그는 트레이닝 캠프 합류 거부라는 초강수를 선택해 약 열흘동안 승강이를 한 뒤 4년간 2,750만달러라는 스틸러스 역사상 최고 대우 계약을 받아냈다. 그리고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바로 시즌 말미에 팀을 수퍼보울 우승으로 이끌며 자신의 값어치를 확실하게 입증했다. 피츠버그 트리뷴 리뷰는 “워드는 루니 일가(스틸러스 구단주)가 자신에게 한 투자를 환산하기 어려울 정도의 가치로 되돌려줬다”고 평가했다. 수퍼스타 워드는 이제 피츠버그가 아닌 미국, 아니 세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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