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다니는 30대 후반의 조모씨는 일주일 전부터 일을 할 때 머리가 아프고 전신 근육통을 느꼈다.
또 오후시간이 되면 눈과 코가 쓰린 느낌이 심했고 속이 메스꺼울 때도 있었다. 특히 저녁이 되면 다리가 무거워서 퇴근해서는 집에 가서 바로 쉬어야 했다. 이러한 증상은 아침에 일어나서 일을 하러 갈 때는 없었고 주말에 집에서 쉴 때도 느낄 수 없었다.
처음에는 한 여름 감기에 걸린 줄 알고 증상이 심할 때는 타이레놀 등을 복용했다. 조씨는 우연히 잡지에서 냉방병이 관한 기사를 읽고 비로소 자신이 냉방병에 걸린 줄 알았다.
1976년 필라델피아의 한 호텔에서 미국 재향군인 컨벤션이 있었는데 이 호텔 투숙객 중 220명이 일주일 정도의 잠복기 후에 고열, 기침, 근육통 등의 증상을 호소했고 이중 34명은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 역학 조사가 실시되었는데 그 결과 사망 원인은 특정 세균 감염에 의한 폐렴으로 밝혀졌고 그 균의 이름은 레지오넬라(Legionella)로 명명됐다.
또 레지오넬라균은 호텔이나 백화점등 대형 건물의 냉방장치에 사용되는 냉각수의 청결 상태가 불량할 때 서식하다가 나와서 호흡기를 통해서 인체에 치명적인 폐렴을 유발한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우리가 냉방병이라고 부르는 것은 무더운 여름에 냉방 장치가 잘 되어있는 건물 내에서 오래 일할 경우에 두통이나 근육통, 목구멍이나 눈, 코등이 따갑거나 쉽게 피곤하고 심하면 속이 메스껍고 어지러운 증상 등 신체적, 심리적 불편감을 호소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증상은 지나친 실내외 온도차를 인체가 적응하지 못해서 생기기도 하지만 실내의 공기 내에 각종 바이러스, 곰팡이(mold), 세균 등이 제대로 정화되지 않고 순환됨으로 인해 이에 장시간 실내에서 노출돼 감염될 수 있다. 따라서 의학계에서는 이를 빌딩 증후군(sick building syndrome)이라고 해서 여름이나 겨울에 밀폐된 건물내 에어컨이나 히터의 필터나 냉각수 등을 제대로 청소하지 않아서 생기는 질환을 총칭해서 부른다. 이 때문에 감염된 냉난방 시설내의 바이러스나 곰팡이에 의해 가벼운 감기나 앨러지 증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지만 서두에서 언급한 레지오넬라와 같은 인체에 치명적인 세균에 감염될 수도 있다.
냉방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매년 에어컨을 사용하기 전에 점검하고 빌딩의 쿨링타워를 정기적으로 청소해야 한다.
땀이 난 상태에서 실내의 찬 공기에 노출되면 체온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스웨터 등을 실내에 항상 준비해서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한다. 또 실내외 환기를 적당히 시켜주고 밤에 잘 때는 에어컨을 끄고 자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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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직
<내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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