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 오하이오 사형수들 형집행 직전 관찰 기록 공개
마지막 순간까지
형집행 정지 요청
서류 타이핑 하기도
존 힉스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녹음만이 흘러나왔다.
2005년 11월29일 오전 6시. 힉스는 이미 한 시간 전에 일어났다. 면도를 하고 침대를 정리한 뒤 옷을 갈아입었다. 6시40분, 엄마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으나 여전히 받지를 않는다. 3시간 후에 사형집행이 있다.
지난 1999년 오하이오주가 사형을 부활한 뒤 주 교도당국은 사형수의 마지막 순간을 기록에 남기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모두 23명의 사형수가 루카스빌의 주립교도소에서 독극물 주사로 삶을 마감했다. 루카스빌 교도소는 사형수가 입감하는 날부터 그 다음날 장의사가 시신을 옮겨갈 때까지 사형수의 일거수 일투족을 컴퓨터에 입력한다.
AP통신은 정보 공개 요청을 통해 이 자료를 입수할 수 있었다. 자료는 아무런 감정이나 의도를 드러내지 않고 이들의 행동을 일지식으로 차갑게 기술하고 있다.
기록자는 형장에서 불과 17걸음 떨어진 독방의 맞은 편 책상에 앉아 사형수들을 관찰한다. 관찰 기록은 가끔 철자가 틀리거나 문법상의 오류가 있다.
관찰기록에 따르면 일부 사형수는 죄과를 받아들인다. 마약을 대기 위한 돈이 필요해 잠들어 있던 부모를 죽인 스콧 밍크는 형제·자매들로부터 스스로를 용서하라는 말을 들었다. 기록은 이렇게 적혀 있다. “그는 미안해했다”
그러나 사형집행이 임박했어도 후회함이 없는 사람들도 있다. 앤드루 데니스는 필요한 것이 있느냐는 교도관의 말에 “여기서 나갈 헬리콥터를 달라”고 답했다. 그는 1994년 절도행각을 벌이다 움직이지 말라는 말을 듣지 않은 사람에게 총질을 했다.
관찰기록에 의하면 세상의 마지막 밤을 맞은 사형수들은 전혀 잠을 이루지 못하기도 하지만 숙면을 취하는 경우도 있다.
허먼 애쉬워스는 2005년 9월26일 오전 9시22분 도착해 다음날 오전 10시19분 사망 선고가 내려질 때까지 잠을 자지 않았다.
그는 밤새도록 편지를 쓰고 음악을 듣거나 TV를 보았다. 간간이 담배를 피우고 청량 음료수도 마셨다.
사형수 조셉 클라크는 마지막 날 아침에 기상하자 탈취제를 몸에 뿌렸다. 존 글렌 로우는 전날 밤 목이 아프다며 따뜻한 소금물을 달라고 말했다.
윌리엄 스미스는 독방의 창과 벽, 문을 청소한 뒤 교도소 내 도서실에서 가져온 팬터지 소설을 읽었다. 관찰기록은 그가 책을 다 읽었는지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사형수 스콧 밍크는 “담배 하나를 더 피운 다음 끊겠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오전 9시29분에 기록된 내용이다. 형집행 1시간 전이었다.
일부 사형수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법률서류와 씨름하기도 한다. 형집행을 막기 위해 법정에 제출할 서류를 타이핑하거나 문서를 팩스로 전송한다는 것.
엄마에게 필사적으로 전화를 걸던 존 힉스는 8시6분 목사를 다시 불렀다. 8시8분 교도관이 힉스의 엄마를 전화로 연결했다. 두 사람은 4분 동안 통화한 것으로 기록돼 있지만 그 내용은 적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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