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0일(黨창건일)? 11월 7일(美중간선거)?
美 방사능 탐지 정찰기 오키나와 도착…전문가들 ‘조만간 강행할 것’쪽에 무게
북한이 지난 주말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정부는 8일 “현재 특이동향은 없다”면서도 핵실험 임박설에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미일 등 주변국도 핵실험에 대비한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성격상 북한의 핵실험이 지하에서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눈에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핵실험 계획이 없다고 판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상황을 계속 주시하면서 여러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군사전문지‘글로벌 시큐리티’ 가 인터넷홈페이지에서 북한의핵실험 가능지역으로 지목한 함북 길주군 풍계리 풍계역 주변 위성사진. 길주군은 1990년대부터 갱도 굴착 공사가 진행돼‘요주의’ 지역으로 꼽혀왔다. 자료: 글로벌시큐리티 웹사이트
이 당국자는 ‘금명간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것 같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서는 “핵실험이 ‘몇 월 몇 일’ ‘이번 주말’이라는 얘기들은 추측”이라며 “그런 추측을 뒷받침할 만한 상황이 없다”고 덧붙였다.
국내외 언론들은 지난 주 말께 일본 오키나와(沖繩)의 카데나(嘉手納) 공군기지에 모습을 드러낸 미군 특수정찰기 한 대의 움직임을 크게 보도했다. ‘불변의 불사조’라는 별칭의 특수정찰기 WC_135W로 핵실험 장소에서 방출되는 대기가스 속의 방사능을 분석해 핵실험을 탐지하는 미군의 특수장비이다.
한반도 핵위기가 고조됐던 2002년에도 카데나 기지에 배치됐던 WC_135W가 활동을 재개했었다. 지난 주말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것이라는 예측이 빗나가긴 했지만 미국은 북한이 조만간 핵실험을 강행할 것에 대비해 WC_135W은 물론 전자정찰기 EP3와 전략정찰기 RC_135C 등의 경계 비행을 강화하고 있다.
안보 및 정보 관계자들은 북한이 핵보유의 의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조선노동당 창건 기념일인 10일이나 미국의 중간선거일인 11월7일을 D 데이로 잡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북한이 조만간 핵실험을 강행한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있다. 김태우 한국국방연구원 박사는 “북한의 핵실험 선언은 어느 정도 준비가 됐다는 의미로 단순한 협상용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이 대미 협상용으로 핵실험 카드를 꺼냈을 수 있다. 그런 만큼 실제 핵실험 여부는 미국의 태도에 달렸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서동만 상지대 교수는 “6주 앞으로 다가온 미국 중간선거에서 핵문제를 쟁점화시키면서 미국에 대해 협상을 압박하려는 조치”라며 관련국들의 외교전을 예상했다.
미 군사전문지 글로벌 시큐리티는 “북한에서 핵실험을 한다면 오염된 지하수가 동해로 흘러 들 수도 있다. 북한이 차라리 파키스탄 사막 등 다른 지역을 빌려서 실험을 할 수도 있다”는 일본 학자의 ‘북한 내 핵실험 불가론’을 소개하기도 했다.
김정곤 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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