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런과 테리 오코너 부부의 네 자녀는 모두 온라인 일기를 쓰고 있다.
“세상을 향해 나의 비밀을 외쳐라”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요크타운 고교 10학년생인 에밀리 버틀러는 종이에 펜으로 일기를 써왔지만 2년 전 일기장을 엄마가 본 이후 블로그 사이트 ‘장가’에 자기의 온갖 생각과 감정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돌아온 다음에 한 시간쯤 그 날 있었던 모든 일을 써요. 한번 온라인에 올려 보니까 다시는 종이에 쓰고 싶은 생각이 안 나요”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
쌓인 불만 해소하며 조언도 얻어
‘장가’등 이용 수백만명 넘을 듯
“사생활 악용 우려”일부선 부정적
최근 몇 년 사이에 틴에이저와 젊은층 사이에 온라인 일기장이 많아진 것은 널리 알려진 현상이다. 인터넷, 리얼리티 텔리비전과 함께 자라난 이들이 쓴 일기는 친구나 아는 사람뿐만 아니라 수억에 달하는 인터넷 사용자들이 모두 들여다보고 있는데 자기 이름과 학교 이름 등을 그대로 밝힌 일기도 많다.
그러니 부모, 교사, 경찰은 물론 끊임없이 온라인에서는 자신을 너무 노출시키지 말라고 주의를 주고 있다. 너무나 개인적인 내용을 대학 입학사정 담당관과 장래의 고용주, 스토커나 성도착 환자들까지 읽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렇지만 주요 블로그와 소셜 네트웍 사이트를 살펴보면 온라인 일기는 틴에이저들 사이에서 여전히 인기다. 한 고교생은 첫사랑에 빠진 설레는 마음을 쏟아 놓다가 몇 달 후에는 이별의 고뇌를 적고 있다. 다른 여학생은 이 사간 후에 옛 친구들이 점점 더 멀리 느껴진다고 탄식하고 있다.
물론 이 많은 일기들이 쓴 사람의 진실을 적은 것인지, 환상인지, 아니면 그 사이에 있는 그 무엇인지는 알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일기를 쓰는 젊은이들은 일기로 인해 더 넓은 공동체와 연결되고, 복잡한 우정과 사랑의 미로를 헤쳐 나가는데 도움이 되며, 가슴 속에 쌓인 불만을 해소하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들은 또 정보를 신속하게 퍼뜨리기 위해 온라인 일기를 이용하기도 한다. 전화로는 한 번에 한 사람하고 만 이야기할 수 있지만 온라인으로는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 일기를 쓰는 젊은이가 몇 명인지를 알아내기는 불가능하다.‘장가’‘라이브 저널’‘마이스페이스’등 주요 블로그와 네트웍 사이트를 운영하는 회사들은 대충 수백만명이라고 말하고 있다.
젊은이들은 사람들이 자신의 비밀을 화려하게 장식까지 해가며 밝혀 보낸 엽서를 진열하는 인기 웹사이트‘포스트시크릿’같은 것이 문화적 현상으로 자리매김하면서 개인적인 생각을 온 세상 사람 앞에 내어놓는 일에 거리낌이 없어졌다고 말한다.‘장가’‘라이브 저널’‘마이스페이스’등은 모두 사용자가 승인한 몇몇 사람에게만 블로그를 공개하는 옵션을 주고 있고, 비밀 블로그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온 세상이 다 읽으라고 내놓고 일기를 쓰는 사람이 훨씬 많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엄마나 친구들에게 일기장을 들키면 죽기라도 할 것처럼 수줍어하던 것이 10대 소녀들인데“이 사회에서 가장 연약하고, 보호받는 구성원이던 이들이 이제는 아무의 감독도 받지 않으면서 자기 혼자 인터넷에서 자신의 가장 취약한 순간들을 온 세상에 내보이고 있다”고 프라이버시의 상실에 대한 책을 쓴 로셸 거스틴은 개탄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 1학년생으로 지난 2년 이상 라이브 저널에 일기를 써온 콜튼 오코너는 블로그에 글을 쓰면 자신을 좀 더 세련되게 내보이려고 생각과 글을 다듬기 때문에 오히려 취약한 점이 가려진다고 말한다. 5년 동안 라이브 저널에 일기를 써 온 오코너의 형인 제레미 오코너(23)도 블로그는 쓰는 사람이 일대일 대화에서처럼 감정적으로 대립할 위험을 피하면서 상호교류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한다.“사람들이 온라인에 쓰는 것은 누군가 읽어주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누군가 자신의 비밀을 읽어주면 기분이 좋거든요. 블로그는 간접적으로 하는 대화입니다”
젊은이들은 자기 일기를 읽을 사람은 친구들 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부모나 형제에게 들킬 수도 있는 일기장보다는 인터넷이 자기의 생각을 털어놓기에 더 안전하다고 주장하지만 부모들 생각은 다르다. 오코너 형제의 어머니 캐런은 아이 넷이 모두 온라인 일기를 쓰기 시작했을 때 기절초풍했다. 자기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지금은 장점과 단점을 모두 보고 있다. 온라인에 쓴 것을 읽고 친구를 더 잘 이해할 수는 있겠지만 직접 만났을 때 주고받는 흥분과 재미는 누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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