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부터 늦은 시간까지 한 곳에 우두커니 앉아 있다. 연세가 어떻게 되실까. 하여튼 지긋한 노인네임에는 틀림이 없다. 벌써 몇 년째 인가. 거리에 나와 앉은 노인, 그 모습은 풍경화의 원경으로 굳어진 느낌마저 준다.
나이가 든다는 것, 이것이 의미하는 건 무엇일까. 인생의 완숙기를 맞는 것이다. 노인에 대한 일반론적 얘기다. 그게 아니다. 확실한 것은 육체가 시든다는 것이다. 늙음은 생물학적 노화현상일 뿐이다. 꽤나 시니컬한 논객이 내린 정의다.
그에 따르면 노인이란 존재는 쇠약한 육체로 자신이 살아온 삶의 연장선상에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젊은 시절의 욕구가 사라진 게 아니다. 젊은 시절의 악덕과 미덕도 그대로 지니고 있다.
문제는 미덕은 잘 발휘가 되지 않는데 있다. 육체가 시든 탓이다. 노쇠한 육체는 오히려 악덕에만 촉매제로 작용하기 쉽다는 것이다.
경제문제도 그렇다. 한 사람의 근로자로서 노동력이 줄었다. 노동 생산성을 따지는 현대사회에서는 당연히 장애물 취급을 받는다. 그리고 노동 생산성이 줄었다는 이유로 소비욕구도 준 것으로 간주된다.
노인에 대해 사회가 부과한 이런 이미지 때문에 한 인간으로서 그 존재는 종종 무시된다. 문은 닫히고 발길은 끊긴 그런 관계의 삶을 흔히 강요당한다. 거기서 느껴지는 게 절대고독이다. 뼈에 파고드는 고독의 늪에 노인들은 쉽게 빠져든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평균 수명이 78.5세로 194개국 가운데 26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과 2003년 각각 77세와 75.5세였음을 감안하면 해마다 1.5세씩 늘어 머지않아 80세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굿 뉴스다. 한국인들이 그만큼 건강해졌고 선진국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돼서다. 어두운 뉴스도 동시에 전해진다. 수명이 늘면서 자살하는 노인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노인 자살률이 OECD(경제개발 협력기구) 국가 중 1위라고 한다. 10년 동안 세배 이상 증가했다는 보도다. 가난하고, 병들고, 혼자 사는 노인일수록 자살 확률이 높다고 한다.
노인은 약자다. 신체적으로 약하다. 사회적으로도 약자다. 가족의 정서적 보살핌과 사회의 제도적 보호를 받아야 하는 존재다. 이 모든 것에서 소외된 노인들이 절대고독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자살을 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우울한 얘기다. 그 얘기가 길어진 건 다름 아니다. 이 문제가 미주 땅에 사는 노인들의 문제도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주위를 다시 한 번 돌아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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