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세탁소에서 바지 하나 잃어버린 일이 수천만달러 배상청구 소송으로 번지자 우리 한인들은 흥분하면서 미국은 ‘소송망국’이라는 이야기들을 한다. 소송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로서는 미국이 재판으로 시작해서 재판으로 망하고 모든 기업은 미국을 떠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소송이 꼭 그렇게 나쁘기만 한 것일까. 미국은 물가가 후진국을 제외하면 가장 싼 편이고 자동차 기름 값은 아시아와 유럽의 절반도 안된다. 미국산 음식과 의약품은 믿고 살 수가 있다. 미국의 기업은 친절하고 고객을 존중하고 한달도 넘은 물건을 두말없이 반품해준다.
미국의 의사들은 친절하고 거짓말을 안하고 공부하며 최선을 다해 환자들을 돌봐준다. 소수민족들은 아시아와 유럽에서 당하는 설움의 몇분의 일도 안 당한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볼일이다.
바로 소송 때문이다. 미국에서 개업하는 의사들은 소송 공포 속에서 실력으로 소송을 막기 위해 공부하고 친절하고, 거짓말을 안하는 게 아니라 못한다. 석유회사는 조금만 값을 올려도 국민의 눈이 따갑다. 음식점과 미용실은 독성 있는 재료를 안 쓰는 게 아니라 못 쓴다. 소수 민족을 노골적으로 차별하지도 못한다.
미국의 소송문화가 완전한 것은 아니다. 너무나 고칠 점이 많다. 그러나 개개인이 보다 힘 센 나라, 단체, 고위공직자, 부자 등으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소송이 없다면 어려웠을 것이다.
김정희 / 노스리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