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진(전 새크라멘토 한국학교 교장)
옷장을 열면 많은 옷들이 있다. 사 놓고 한 번도 입지 않은 옷이 있는가 하면, 어떤 옷은 철따라 한두번 입기도 한다. 하지만 마음에 드는 옷은 계절과 상관없이 늘 입다보면 바지가랭이가 너덜대고 색이 바래 보기 흉할 정도까지 입는다.
그 뿐인가 신발도 신다 보면 어딘가 모르게 마음에 드는 편한 신발이 있다. 음식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많은 음식이 있어도 한 두번 먹으면 싫증나는 음식이 있는가 하면, 김치나 된장찌개 같은 것은 늘 먹어도 질리지 않고, 먹으면 먹을수록 입맛나고 구수하여 하루도 못 먹으면 어쩐지 밥을 먹은 것 같지 않은 찬도 있다.
옷도 입으면 편안한 옷이 있고 신발도 신다 보면 마음에 드는 신이 있고 음식도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 것이 있듯이 사람도 만나면 편안하고 정감이 들고 언제 어디서도 보고싶은 사람이 있다.
우리 한인들이 한 지역에 모여살지만 일 년에 한 두번 인사로 끝나는 사람, 이웃, 길건너 살아도 별 접촉없이 지내는 사람, 특별히 이해관계가 없어도 공연히 만나면 기분잡치는 사람, 등등의 사람들과 공동생활을 한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먼 곳에 살아도 매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도 못다한 말이 있어 또 전화하지 않은면 궁금해 견딜수 없도록 좋은 사람이 있다. 우리는 많은 사람과 이런저런 관계로 만나지만 매주 만나 전화로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세어보자. 막상 세어보면 열 손가락 넘기가 힘들다.
만일 두 손 들어 열 손가락이 넘는다면 정말 그 사람은 행복하다고 부러워할 만하다. 사람은 많은 이웃과 살다보면 자기를 편안하게 맞아주는 사람, 늘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 서로의 흉허물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사람, 그런 편안한 사람을 찾는다. 그러나 찾아보면 그리 쉽지않은 것도 사실이다.
옛날 선현들은 상대를 편안하게 하는 방법의 첫째는 ‘화인사’라 하여 부드러운 얼굴로 대해야 하고, 두 번째는 ‘심시’라 하여 진심으로 사람을 대해야 하고, 세 번째는 ‘언사시’라 하여 따듯한 말로서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그 사람은 남들이 말하기를 편안한 사람,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나도 이순에 접어 들었으니 지금부터라도 부드러운 얼굴, 바른 마음, 따듯한 말로 다른사람을 대하겠다고 다짐하지만 아직도 편안한 사람이 못되어 많은 사람과 불편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에게 편안한 사람이 될까 노력한다. 그런데 아직도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고 허둥되다 보니 편안한 사람이 못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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