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맥클린에 거주하는 C모씨는 최근 영국으로부터 한통의 편지를 받았다. 낯선 편지를 뜯어보니 발신인은 자신을 모 금융 매니저먼트 회사의 감사실장이라고 밝힌 데이빗 고르동(David Gordon)이란 사람이었다.
그는 업무과정에 1994년 외국인에 의해 개설된 한 유동자금 계좌를 발견했으나 그 계좌의 주인은 99년에 이미 사망했다고 말했다. 그의 가족이나 가까운 친척을 찾아보려고 모든 노력을 다했으나 실패했으며 결국 계좌 주인과 성이 같은 C씨에게 연락하게 됐다고 고르동씨는 덧붙였다. 또 계좌 주인이 법적 상속인 없이 죽었으며 이 유동자금은 5년 이상 방치돼 있었다고 적었다.
편지는 C씨에 대한 달콤한 제안으로 이어졌다. 고르동씨는 앞서의 계좌에는 미화로 총 1천650만 달러가 들어있다며 C씨에게 자신의 파트너가 돼달라고 제안했다. C씨가 이 자금을 받을 목적으로 새로운 계좌를 개설하면 전체 자금중 30%인 4백95만달러를 주겠다는 제안이었다.
편지는 C씨에 직통전화와 팩스 번호를 적어 답장을 주면 바로 자세한 정보를 보내줄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전화번호와 팩스번호도 편지에 명기했다.
이처럼 유동자금이나 복권당첨을 빙자한 사기성 전화, 편지, 이메일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이들 사기 유형의 대부분은 당신이 무작위 복권에 당첨됐으니 수수료를 먼저 은행에 입금하면 당첨금을 보내겠다는 내용이다. 아니면 영국에서의 편지처럼 눈먼 자금이 있는데 협조해주면 거액을 주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발신지는 대다수가 외국이다.
문제는 이 황당한 내용이 거짓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면서도 ‘혹시나 싶어’ 연락을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그만큼 편지의 내용들은 완벽할 정도로 유혹적이다. 밑져봐야 본전이란 생각으로 응답했다가는 순식간에 몇천 달러에서 심지어 몇만 달러를 날리게 된다.
메릴랜드 락빌의 L씨는 복권사기에 곤란을 겪은 대표적인 케이스다. 그는 얼마 전 “당신은 이번 달 본사의 로또 무작위 추첨 결과 500만 달러에 당첨됐습니다”라는 전화를 받고 연락했다 나중에 결국 수천 달러를 날려야 했다.
L씨는 “이게 엉터리일 수도 있다는 의심은 들었으나 거액의 당첨금 유혹을 쉽사리 떨쳐버리기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앞서의 C씨도 “다행히 편지를 읽어보는 순간 사기성이라는 것을 알아챘다”며 “그러나 한인 중에 누군가 이런 편지에 속아 연락을 취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금융 당국에서는 이런 유형의 사기행각이 횡행하고 있는 만큼 낯선 전화나 편지, 이메일이 오면 바로 삭제하거나 응답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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