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좌동욱기자]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와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 실장간 스캔들이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단순한 학력 위조 사건이 청탁·로비 사건으로, 이어 권력형 스캔들 의혹으로, 파문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습니다. 과연 이 난리의 진실은 무엇일까요. 몸통-깃털론은 또 무엇인가요. 경제부 좌동욱 기자는 이 사건이 한 여교수의 학력위조에서 시작됐으나 권력의 심장부까지 번진만큼 진실이 꼭 밝혀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마치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 같습니다.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를 둘러싼 의혹이 처음 학력 위조에서 청탁 의혹으로 다시 청와대 고위 공직자와의 섹스 스캔들 사건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깜도 안되는 의혹’이라고 자신했던 대통령이 ‘할 말 없게 됐다’며 물러서면서 ‘몸통이 따로 있다’ ‘신정아 리스트가 있다’는 ‘의혹’들이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신정아씨 누드 사진을 걸고 ‘성(性) 로비’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습니다.
잘 나가던 젊은 여교수의 학력 위조에서 시작된 이 사건은 종착역이 어디인지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져있습니다. 그런만큼 의혹의 실체는 낱낱이 파헤쳐져야 할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겠지요.
이점에서 반드시 경계해야 할 대목이 있습니다.
사건의 실체를 캐는 작업이 진실을 향해야지, 엉뚱하게 삼천포로 빠져서는 곤란하다는 것입니다. 기우(杞憂)라면 좋겠습니다만 그럴 조짐도 없지만도 않은 것 같아 내심 걱정이 앞섭니다.
사실 30대 독신 여교수와 청와대 ‘넘버 3’의 연애 스토리에는 귀가 솔깃해집니다.
더욱이 누드 사진을 찍은 것과 성 로비간 무슨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신씨의 알몸 사진은 남의 은밀한 사생활을 들여다 보는 말초적 관음증을 자극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혹시 신씨의 사생활이 어떠했다더라 하는 세간의 관심이 사건의 실체가 차지해야 할 자리를 밀어낼 위험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드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청와대는 변 실장 사표를 수리하면서 사적 만남에 대해 제 3자가 알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본인 해명을 믿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검찰도 신씨의 집을 압수 수색한 후 ‘연애편지에 낯간지러운 내용이 있었다’는 내용을 흘리면서 이번 사건을 사적인 문제로 몰아가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문제의 본질이 숨겨져서는 절대 안될 것입니다. 국가와 국민들에게 정작 중요한 것은 신씨의 사생활보다 권력층 주변에서 과연 어떤 일이 벌어졌는가 하는 사건의 본질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풀지 못한 의혹은 지금까지 제기된 것만 부지기수입니다.
신 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변 실장) 정도가 권력 배후면 난 수도 없이 많다고 공언했습니다. 이번 사건을 처음 폭로한 장윤 스님은 측근들에게 몸통은 따로 있는데, 깃털(변 전실장)이 다치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했다고도 합니다.
또 신용불량자인 신 씨의 씀씀이나 신 씨가 기업들로부터 받은 후원 실적들은 공무원 신분인 변 전 실장 혼자만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구석이 있습니다.
신씨의 사생활 뒤에,옆에, 혹은 앞에 뭔가 감춰진 진실이 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것들이지요.
다른 정권은 몰라도 참여정부만큼은 깃털은 어디이고, 몸통은 어디인 지 진실을 낱낱이, 투명하게 드러내야 할 것입니다. 국민들에게 광고한대로 흑막의 군사정권과는 다르다는 것은 보여줘야할 게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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