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WKSO)가 더욱 성숙해진 화음으로 지난 주말 워싱턴 음악팬들에게 편안한 밤을 선사했다. 그리고 이 편안함은 1930년대 이후 최악이라는 혹독한 경제난 속에 몸살을 앓고 있는 한인들에게 모처럼 만에 주어진 여유였다.
미 전국 아시안 아메리칸 전문직 여성협회(NAPAW·회장 비비안 김) 주최로 8일 케네디센터 테라스홀에서 열린 WKSO(지휘 김영수) 초청 ‘수지 김 추모 기금 음악회’의 무대는 수잔 김 양의 탐스럽고 포근한 하프 연주로 열렸다.
이후 로시니의 ‘신데렐라 서곡’, 손연지 씨의 오보 독주가 곁들여진 헨델의 ‘울게 하소서’, 유럽에서 촉망받는 연주자 스테파니 박씨의 ‘집시 바이올린 콘체르토’... WKSO는 이날 주연이면서도 때로 과감하게 뒤로 물러서 호흡을 맞추며 연주회를 이끌어갔다.
수잔 김 양과 아서 현 군의 바이올린이 짝을 이룬 ‘쉰들러스 리스트’ 연주로 시작된 2부는 메트로 폴리탄 여성합창단(음악감독 박현)이 팝송과 미국 포크송, 성가 등 다양한 레파토리로 세련된 화음으로 연주를 이어가면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음악회를 총감독한 이경신 단장은 “한인 음악팬들이 즐길 수 있는 곡들을 선택하느라 고심했다”며 “오늘 음악회는 2002년 창단 이후 WKSO 단원들이 그동안 완숙해진 기량과 연륜을 유감없이 보여준 연주회였다”고 말했다. 35명의 단원 중 WKSO가 출발할 때부터 함께 해 지금까지 참여하고 있는 연주자는 약 65%.
이 단장은 “세월이 흐르는 동안 어쩔 수 없이 삶에 찾아드는 변화들에 밀리지 않고 오히려 ‘자신감 있고 듣기 좋은’ 연주를 해낼 수 있는 실력들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매년 2-3회의 콘서트를 열어 한인 음악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계획인 WKSO는 음악회 때마다 두 명 정도의 청소년 유망주를 초청해 한인사회에 소개하고 후원할 예정이다.
한편 NAPAW는 이날 비비안 김 회장, 이경신 박사, 스테파니 박 등 수지 김 추모 음악회를 위해 헌신한 다수의 공로자들에게 상패를 수여하며 격려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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