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차 전기본 이달 공청회
▶ 이재명 정부 에너지 정책 첫 공개
▶ 11차 전망치 넘는 765TWh 예고
▶ 전기화·AI정책 반영땐 더 늘수도
▶ 호르무즈 리스크·고금리도 변수
▶ 실효성 있는 유연성 패키지 필요
정부가 ‘국가 에너지 대계’인 전력수급기본계획의 밑그림을 이달 중 처음 공개한다. 전기본은 2년마다 수립되는 15년짜리 중장기 계획이자 에너지 분야 최상위 법정 계획이다.
특히 이번 전기본은 이재명 정부가 마련하는 첫 중장기 계획안이어서 국가 에너지 총수요 및 전원(電源) 구성, 주요 발전원별 정책 방향 등이 총망라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하순께 12차 전기본 수립을 위한 첫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번 전기본에는 올해부터 2040년까지의 전력수요 및 설비, 전원 구성 등이 담길 예정이다.
정부는 우선 12차 전기본의 투명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전기사업법에 따라 전기본은 실무안이 마련된 뒤 공청회 개최,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 보고 등을 거쳐 확정되는데 이 공청회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는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과거에는 전기본 수립 과정을 대체로 비공개해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에는 최종적으로 안을 확정하기 전에 공개 토론회 등을 통해 필요한 정보들을 최대한 알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 일환으로 정부는 이달 말 전기본 총괄위원회 및 수요계획소위원회가 수립한 2040년 우리나라의 전체 전력수요를 제시할 방침이다. 전기본 수립에 참여하는 한 관계자는 “전체 전력수요 값을 제시할지, 방법론이나 부문별 숫자를 제시할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정부는 2040년 전력수요 전망치를 밴드(구간) 형태로 제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40년 전력수요는 760TWh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11차 전기본은 2024~2038년 전력수요가 연평균 2%씩 증가해 2038년께 전력 소비량이 735.1TWh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11차 전기본을 그대로 반영하기만 해도 2040년 전력 소비량은 약 765TWh가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재명 정부가 전기화 및 인공지능(AI) 정책을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만큼 전체 전력 소비량은 11차 전기본상 경로보다 훨씬 더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정부는 지난해 11월 2035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의 53~61%까지 낮춘다는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계획을 확정하고 2030년 전기·수소차 신차 비중 40% 달성, 수소환원제철 및 전기 나프타분해시설(NCC) 상용화, 히트펌프 보급 확대 등 각 산업 부문의 전기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11차 전기본은 2025년 1.2TWh에 불과한 전기화 수요가 2038년에 63TWh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봤는데 12차 전기본에서는 이 전기화 수요가 더 크고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한편 이 경우 대폭 늘어난 전력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해법은 한층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액화천연가스(LNG)의 경우 중동 의존도를 낮추기는 했지만 여전히 수입산 LNG 중 약 15%가 호르무즈해협을 경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안보 및 2035 NDC를 고려하면 LNG발전을 마냥 늘리기가 쉽지 않은 셈이다.
재생에너지 설비 확대 역시 구조적인 제약이 크다. 박유미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향후 금리가 오를 경우 자본 조달 비용에 민감한 재생에너지 투자가 상대적으로 더 위축될 수 있다”며 “금리 2% 상승 시 가스발전 비용은 11% 오르는 데 그치지만 재생에너지발전 비용은 20%나 뛴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만 고집하지 말고 유연성 있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용훈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중요한 것은 재생에너지만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유연성 패키지를 적절히 구성하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허진 이화여대 기후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 역시 “미래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도록 복수의 전력수요 시나리오를 개발해 전력 수급 안정을 위한 필요 정보를 제공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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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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