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세의 엄상준씨는 얼마 전 골프에 입문했다. 한국에서 고교 교사를 지낸 엄씨는 기계체조로 건강을 다져왔기에 큰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노인들은 골프를 처음 시작하면 근육에 무리가 와서 통증을 느낀다고 말하지만, 나는 아무런 이상도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엄씨의 부인 김은진씨(75)도 3년 전 하워드카운티한인노인회가 콜럼비아 소재 베인센터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골프를 배운 이래 틈틈이 친구들과 골프를 즐기고 있다.
한인노인 골프 인구가 크게 늘고 있다.
한인이민자들이 미국 정착 햇수가 길어지면서 경제적으로 안정되거나, 생업 혹은 직장에서 은퇴한 사람들이 늘어나 골프 인구도 동반 증가하고 있다.
남기모 볼티모어한인노인센터 총무는 “센터 노인회원들의 경우 60-70대 초반을 중심으로 남자들은 20% 이상, 여자들은 10% 이상 골프를 즐기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들은 그룹을 이뤄 주1회 정도 함께 라운딩한다”고 전했다.
남 총무는 “노인 골프 인구가 늘어난 데는 경제·시간적 여유는 물론 노인들의 건강이 예전에 비해 크게 향상된 점도 있다”며 “예전에는 볼 수 없던 현상이며, 꾸준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 총무는 “골프는 걷는 운동이어서 노인들의 건강에도 좋고, 즐기면서 친교도 나눌 수 있는 건전한 운동”이라고 말했다.
엄씨를 지도하고 있는 정요셉 매스터 티칭프로는 “골프는 다른 운동에 비해 과격하지 않으며, 걸을 수만 있다면 가능한 운동이어서 노인들에게 적합하다”며 “노부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대화의 징검다리”라고 말했다.
골프가 대중화하면서 남자들만의 운동에서 탈피해 가족끼리 즐기는 풍조의 확산도 고령골퍼 확산에 일조하고 있다.
정 프로는 “생활이 안정되면서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지려는 50대 후반-60대가 늘그막하게 골프를 배우러 많이 온다”며 “자녀들이 와서 부모의 골프레슨신청을 해주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고령 골프인구가 늘어나자 한인단체들도 이들을 우대하는 경로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4월 호남향우회(회장 최용훈)와 충청향우회(회장 김현재)는 공동으로 ‘경로우대 골프잔치’를 개최, 68세 이상 연장자 60명에게 무료 라운딩을 제공했다.
또 식품주류협회(KAGRO, 회장 김길영)도 지난 6월 장학기금모금 골프대회에서 68세 이상에게 참가비를 반액으로 할인했다. <박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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