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아랍어에 능통한 아랍계 미국인 채용에 나섰으나 아랍계 주민들의 반응은 신통치않다.
아프가니스탄 사태가 심각해지고 미군의 이라크 주둔이 길어지면서 아랍어 요원 수요가 늘어난 CIA는 미국에서 아랍계 주민이 가장 많은 미시간주 디어본을 중심으로 공개적으로 아랍계 요원을 모집하고 있다. 아랍계 주민, 이란계 주민들을 대상으로 아랍어 신문들에 전면 광고를 내는가 하면 TV에도 광고를 싣고 있다.
그러나 경기 침체와 높은 실업률에도 미국의 대 중동 정책이 잘못된 것이며 아랍계가 부당하게 차별받고 있다고 믿는 아랍계 주민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민들은 이곳에서 아랍계의 마음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21년 전 레바논에서 이민 와서 가구상을 하는 함즈 셰하드는 누군가가 지원한다면 이는 돈 때문이지 마음이 있어서는 아닐 것이라고 단언했다.
CIA 중동지역 인력 담당 헨리 메디나는 기자들에게 광고를 보여주며 우리는 적들을 완벽하게 이해하기 위해 지식, 언어, 문화적 뉘앙스를 채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TV광고는 한 아랍계 미국인 가정의 디너 파티를 배경으로 우리의 국가, 우리의 세계는 보호할 가치가 있다. CIA에서 일하자라는 내래이션이 나온다. 이어 엔지니어, 과학자, 경제학자, 변호사, 학자 등 5명의 아랍계 전문직 종사자들이 등장해 우리는 CIA에서 일한다라고 외친다.
CIA 채용 담당 자츠라 로버츠는 우리는 CIA에 대한 신화를 없애려고 노력한다고 말하고, 주민들이 CIA를 영화나 스파이소설에서 묘사된 것으로 이해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디어본의 아랍 커뮤니티 지도자들은 일단 아랍계를 포용하려는 CIA에 노력은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주민들이 정부가 아랍계 커뮤니티를 도청하거나 정보원을 운영하는 것에 갈수록 불안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민법을 엄격하게 집행하거나 공항이나 국경 검문소에서 아랍인들에게 까다롭게 다루는 것에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광고를 게재한 아랍 아메리칸 뉴스의 발행인 오사마 시블라니는 우리는 ‘당신 이름이 모하메드이다, 당신 이름은 아흐메드이다, 그러니 당신은 테러범이다’라는 말을 들어왔다며 심각한 차별을 받고 있는데 정부에 들어가 일할 생각이 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CAI) 미시간 지부장 다우드 왈리드는 많은 아랍계 미국인들이 미국에 대한 애국심과 미국정부의 대 중동 정책 사이에서 괴로워하고 있다고 밝히고 TV광고보다는 정부가 투명성을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인구 10만의 디어본은 중동 출신이 주민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100년 전 헨리 포드가 인근 리버루주 공장에 레바논 이민자들을 대거 고용하면서 레바논계 주민들이 몰려들었고 최근에는 이라크 난민들이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디어본<美미시간주>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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