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앤 파인스타인 연방 상원의원은 최근 가주 모하비 사막에서 세울 예정이던 13개 대형 태양열 발전과 풍력 발전 프로젝트를 금지, 100만에이커에 달하는 모하비 사막을 보호하는 법안을 상정했다. 그러나 모하비 지역에 두 개의 국립 모뉴먼트를 건설하는 이 법안이 공청회를 거치기도 전에 파인스타인은 이미 목적을 달성했다. 그녀가 반대했다는 사실만으로 그 지역에 발전소가 들어설 가능성은 거의 없어졌고 이와 함께 가주의 재생 에너지 개발 계획도 타격을 받게 됐다.
모하비 사막 대규모 프로젝트 중단 위기
파인스타인 상원의원이 설립 반대 앞장 서
개발업자들은 이미 계획안을 연기하거나 아예 포기했다. 가주 에너지 송전국은 송전선이 이 일대를 지나가지 않도록 노선을 조정했다. 가주 에너지 위원회의 카렌 더글러스는 “모뉴먼트 안이 상정됐다는 사실 자체가 이 지역 내 개발을 얼어붙게 했다”고 말했다.
파인스타인이 이 법안을 들고 나온 것은 10년 전 캐털러스 개발 회사로부터 이 땅을 산 환경보호 단체가 사막을 지켜달라며 정부에 이 땅을 도네이션 했을 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파인스타인은 “캐털러스의 땅은 4,500만달러의 개인 돈과 1,800만달러의 연방 정부 자금으로 산 것”이라며 “이 땅을 지키기로 한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방 정부는 2005년 이와는 상치되게 조지 W 부시가 대통령이었을 때 이 땅을 비롯한 공공 대지에 재생 에너지 개발을 가속화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오바마 행정부는 환경 보호와 서부 지역 대규모 프로젝트를 통한 태양 및 풍력 발전 목표를 조화시키려 애쓰고 있다.
파인스타인은 정부 토지를 관리하는 내무부 예산을 심의하는 소위원회 위원장직을 맡고 있어 이 문제에 관해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녀의 개입은 가주 유틸리티가 2020년까지 주 전기 생산의 3분의1을 재생 에너지로 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어렵게 하고 있다. 모뉴먼트 지역에 설치될 발전소에서 이중 상당 부분을 공급할 예정이었다.
환경 보호론자이자 브라잇소스 에너지라는 태양열 발전 회사의 파트너인 로버트 케네디는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좋은 태양열 발전 지역”이라며 “파인스타인이 과학적 조사도 하지 않고 이곳을 사용하지 못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 9월 이 지역 대규모 프로젝트를 취소했다.
발전소 관계자와 일부 환경 보호주의자들도 이 법안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있으나 공개적으로 나서지는 않고 있다. 가주에서 가장 막강한 정치인인 파인스타인을 적으로 만들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법안을 둘러싼 논란은 자연 경관 보호와 지구 온난화 방지라는 환경론자들의 두 목표가 상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막은 대규모 태양열 발전에 가장 적합한 지역일 뿐 아니라 서부에서 가장 경치가 좋은 곳이다. 모하비 일대는 사막 거북이, 산양, 도마뱀 등 희귀 동물과 식물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모하비 태양열 발전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워지자 파인스타인 의원은 지난 4월 이 지역을 직접 답사했다. 미국 최대 전기 회사 대표 2명과 에너지 감독관, 환경 보호론자들이 비포장도로를 달려 텐트를 쳤다. 그 안에서 골드만삭스 소유 개발업자들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태양열 발전소가 왜 필요한지 설명했다.
그곳 일이 끝나자 일행은 다른 곳으로 가 설명을 들었다. 그 자리에 참석했던 사람들에 따르면 파인스타인은 이들 말을 경청하기는 했지만 설복 당하지는 않았다. 그녀는 66번 국도 주변에 거대한 태양열 발전소가 들어서면 경관을 해칠 것을 우려하는 것 같았다.
골드만삭스가 소유하고 있는 태양 에너지 개발회사인 코젠트릭스 에너지의 부사장인 게리 팰로는 “파인스타인 의원이 이 문제에 대해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며 “이 프로젝트를 계속 추진하는 것은 정치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1만2,000에이커 넓이의 태양열 발전소를 만든다는 테레사 솔라 사의 계획도 최근 취소됐는데 이 회사는 그 이유로 파인스타인 의원의 반대를 들었다.
퍼시픽 전기개스회사의 중역인 스티븐 클라인은 모뉴먼트 일대가 태양열 발전의 최적지라며 예정됐던 계획이 취소됨에 따라 주정부 재생 에너지 목표 달성에 차질이 생기게 됐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이 일대에 태양열 발전을 계획하고 있었다.
그는 자기 회사가 파인스타인의 사막 보호를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단기적으로 이번 결정은 상당한 여파를 미칠 것”이라며 “길게 보면 이 프로젝트가 다른 곳에서 실현돼 그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인스타인은 지난 94년 데스밸리와 조수아 트리 국립공원, 그리고 모하비 국립 보호지역을 만든 법안을 지지하는 등 사막 보호에 오랫동안 앞장서 왔다. 5년 뒤 그녀는 캐털러스 사가 소유하고 있는 50만에이커의 땅을 연방 정부가 구입하는데 힘을 썼다.
남가주 지역 내 작은 환경보호 단체인 와일드랜드 컨서번시는 캐털러스와 구입 협상을 벌였으며 그 구입에 필요한 수천만달러의 자금을 전 헤지펀드 매니저이자 자선사업가인 데이빗 겔바움으로부터 모았다. 캐털러스는 체스판 같은 수백 개의 조각으로 된 땅을 모하비 전역에 갖고 있다.
와일드랜드 컨서번시의 사무국장인 데이빗 마이어스는 “목표는 모하비 사막의 핵심을 보호하자는 것”이라며 “ 이 지역이 사막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서 태양열 발전을 하려는 움직임 있다는 소식을 듣자 그는 파인스타인 의원에게 연락했다.
100만에이커에 달하는 사막을 보호하는 것을 골자로 한 이 법안은 26만 에이커의 캐털러스 땅을 포함하고 있다. 개발 프로젝트가 진행됐더라면 3만 에이커의 캐털러스 땅이 사용됐을 것이다.
마이어스는 “태양열 발전이 모하비에서 이뤄진다면 더 높은 곳으로 오를수록 더 공업화 된 풍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태양열 발전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이미 버려진 농토에서 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다른 지역을 물색하기 위해 태양열 개발업자들과 협력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본사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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