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제가 먼저 죽어도 제 몸의 일부는 아들과 함께 더 오래 살지 않겠어요. 아들 안에 제가 있는 거죠”
만성적인 사구체신염의 악화로 사경을 헤매고 있던 아들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신장 하나를 아들에게 이식한 한인 아버지가 있어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한누리교회 목사인 석종민(59·LA 한인타운 거주)씨가 주인공.
신장 떼어준 석종민 목사 ‘부성애’훈훈
지난 1일 한인타운 인근 세인트 빈센트 병원에서 석 목사가 둘째 아들 석무홍(27·영어명 로널드)씨에게 신장을 이식하는 수술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지난 2006년 3월8일, 석무홍씨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진 날 이후 석 목사의 가족은 마음 졸이며 살아왔다. 석 목사는 건강하던 아들의 신장 기능이 사구체신염으로 악화돼 20%밖에 남지 않았다는 의사의 말을 들었을 때 “가시고기를 떠올리며 신장 이식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석 목사는 “가정을 이뤘지만 사실 진정한 아버지란 무엇인지, 그 사명과 역할은 어떤 것인지 처음부터 알지는 못했는데 아버지 학교에 참석한 뒤 내 모습과 아이들의 삶을 생각하며 참 많을 것을 배웠다”며 “알에서 부화한 새끼를 홀로 양육하며 자신의 목부터 새끼에게 내놓고 결국 새끼가 클 때면 앙상한 뼈만 남고 죽는다는 수컷 가시고기처럼 아들에게 생명을 전함으로써 이를 실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석 목사는 이어 “예수님이 자신의 몸을 버리신 것에 비하면 신장 하나, 그것도 제 아들에게 주는 건 아무 것도 아니죠. 건강을 되찾을 아들 안에 제가 있는 거니까 그저 안심이죠”라며 웃었다.
부인 석혜림(54)씨는 남편이 입원한 병원 7층과 아들이 회복중인 4층의 중환자실을 오르내리며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부인 석씨는 “수술 날짜 잡힐 땐 눈물만 났다. 둘 다 소중한 사람인데 만에 하나 누구라도 잘못 될까 착잡했다”며 “이제는 회복만 기다리면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석 목사는 수술 하루만인 2일 농담까지 던지며 빠른 회복을 보였고,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인 아들 석무홍씨는 말없이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였다. 신장이식 수술은 성공적으로 진행돼 석씨 부자는 일주일 안에 퇴원할 예정이다.
마취에서 막 풀려 이식수술 통증이 가시지 않음에도 여유와 웃음이 넘친 석 목사는 자신의 수술자국을 보여주며 “요즘 신장이식 수술은 미용까지 신경 써 준다”고 병원 의료진에 고마움을 전했다.
<김형재 기자>
지난 1일 아들에게 신장이식을 한 석종민 목사(오른쪽)가 아내 석혜림씨의 간호를 받고 있다. 왼쪽은 아버지에게서 신장을 받은 아들 석무홍씨. <왕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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