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서 이민자 보호법 만장일치 통과
공권력 남용 고소가능…예산배정 의무화
멕시코 의회가 자국 내에 있는 불법 이민자들을 적극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지난달 중미 출신 이민자 72명이 미국행 밀입국을 위해 멕시코로 넘어왔다 갱단에 납치돼 무참히 살해된 이후 나온 가장 구체적인 보호 조치다.
멕시코 상원은 불법 이민자 보호 법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고 9일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법안은 불법 이민자에 대한 경찰의 적대적인 행동을 금지했으며, 독립적 국가기구인 국가인권위원회가 이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또 의회가 매년 이민자들을 보호하는 예산을 편성하도록 의무화했다.
아울러 불법 이민자가 폭력과 학대 등 불법행위를 저지른 경찰과 이민청 등 국가 기관을 고소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민자들이 불법체류 여부를 확인받는 절차없이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길을 터줬다.
불법 체류자는 그동안 고소 등 법적 권한을 가질 수 없었다.
움베르토 안드라데 케사다 상원의원은 멕시코에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 연대를 보여주는 법안을 내게 돼 매우 행복하다며 법안 가결을 환영했다.
엄격하게 이민법을 집행해 온 멕시코는 이민자 집단학살 문제가 있기 전 부터 이미 이민법 조항들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개선작업을 벌여왔다.
과거에는 적발된 불법 체류자에게 최대 10년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었지만, 법안 개정을 통해 처벌 수위를 벌금형으로 대폭 낮췄다.
이번에 상원에서 통과된 법안은 수개월전 하원에서 가결된 것으로 이민자 집단 살해사건을 계기로 법안 처리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매년 중미출신 이민자 수만여명이 미국 밀입국을 위해 멕시코로 들어오고 있으며, 마약갱단이나 경찰이 종종 이들을 상대로 강도와 폭행 등 강력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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