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유가족들
“이슬람 사원 반대"
9.11 테러 발생 9주년인 11일 뉴욕의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에서는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 및 희생자 유가족 등 수천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념식이 열렸다.
이날 추념식은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됐지만 최근 이슬람 사원 건립문제를 놓고 불거진 논란 등의 영향으로 일부 희생자들이 분통을 터뜨려 한때 소란스러워지기도 했다.
경찰은 이슬람 사원 건립에 대한 찬반 양측의 시위대가 충돌할 것을 우려, 그라운드 제로 주변에 삼엄한 경비를 펼쳤으며 희생자 가족들은 오전 7시께부터 주변에 크레인 등 공사 중장비들이 널려 있는 추념식장으로 몰려들었다.
9년 전 테러범들에게 납치된 첫 번째 항공기가 세계무역센터 북쪽 건물에 충돌한 시간인 오전 8시46분에 추모 종소리가 울려 퍼지자 청명한 하늘 아래 3,000명에 가까운 희생자들의 이름이 낭독됐다.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이 불릴 때마다 희생자 가족들은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보낸 슬픔에 다시 흐느꼈으며 낭송자 역시 목이 메어 이름을 잘 부르지 못했다.
희생자 가족 중에는 작심한 듯 이슬람 사원 건립 문제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날 성가대가 ‘성조기여 영원하라’를 막 부르고 난 뒤 아일슨 로(39)라는 여성은 취재진을 향해 테러로 희생당한 여동생의 사진을 치켜들었다. 그녀는 이슬람 사원 건립 찬성자들을 겨냥한 듯 “오늘만큼은 오직 9년 전 희생당한 내 동생과 여타 사망자들을 위한 날”이라며 소리쳤다.
이날 이슬람 경전 코란을 불태우겠다고 밝혔다가 철회한 테리 존스 목사의 플로리다주 게인스빌의 교회 ‘도브 월드 아웃리치 센터(Dove World Outreach Center)’ 주변에서도 경찰의 삼엄한 경비를 뚫고 산발적인 시위가 벌어졌다.경찰은 특수기동대(SWAT)를 교회 정문 앞에 배치하고 주변 도로를 모두 차단, 사람들의 교회접근을 막았지만 시위대는 주변에서 이슬람에 대한 찬성과 반대파로 나뉘어 시위를 벌였다.
코란 소각을 지지한다는 한 시민은 인근에서 코란 한 권을 꺼내 라이터로 불을 붙이려다가 경찰에 의해 제지당했으며 또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트럭에 인화물질 등을 싣고 교회로 접근하려다가 경찰 검색에서 적발되기도 했다.
<김상목 기자>
9.11테러 9주년 추념행사가 11일 전국적으로 열린 가운데 뉴욕시경찰국(NYPD) 소속 경관들이 이날 맨해튼 세계무역센터 붕괴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 위로 쏘아 올려진 두 줄기 추모의 빛 기둥을 바라보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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