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은 ‘잃어버린 사랑’에 대한 후회를 가장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회 없는 인생은 없다. 어차피 삶이란 선택이고, 선택은 늘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남긴다. 되돌리고 싶은 결정, 지우고 싶은 흔적이 없는 과거란 존재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 노스웨스턴대학과 얼바나-삼페인에 위치한 일리노이 주립대학이 최근 미국의 성인 370명에게 각자의 인생에서 가장 큰 후회가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기억에 남는 후회막급한 일을 딱 한 가지만 골라 그것이 무엇인지 알려달라는 요청에 전화 서베이 응답자들의 20%가 ‘놓쳐버린 사랑’을 꼽았다.
가족간의 불화·전공·직업선택 등 뒤이어
전문가들 “깊이 후회하되 빨리 털어내라”
이어 가족간의 심한 말다툼이라든지 어린 시절 형제들에게 모질게 굴었던 것이 후회된다는 대답이 16%로 2위를 차지했고 교육(13%), 직업(12%), 금전문제(10%), 자녀양육(9%), 건강(6%)에 대한 회한이 그 뒤를 이었다.
서베이를 주도한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경영대학의 심리학자인 닐 로즈 박사는 “고교시절의 이루지 못한 풋사랑을 아쉬워하는 사람이 많았다”며 이를 “자신의 곁을 떠나버린, 돌아올 수 없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과 안타까움”으로 정의했다.
그는 “대학에서 다른 전공을 택하고 다른 직업을 잡아야 했으며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했어야 옳았다는 후회가 잃어버린 사랑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고 소개했다.
자녀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데 대한 부모들의 때늦은 자책감도 자주 언급됐다. 이번 전화 서베이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주목할 가치가 있다.
이제까지 같은 주제를 다룬 서베이는 거의 예외 없이 대학생들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대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한 이전의 서베이에서는 학업을 게을리했다거나 전공과 일자리 선택을 잘못한 것이 후회스럽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루었다.
노스웨스턴대와 일리노이주립대의 공동 서베이 참여자들은 19세에서 103세의 폭넓은 연령대에 속해 있고 사회경제적 배경도 천차만별이다. 로즈 박사는 성과 나이, 교육 정도에 따라 사람들이 느끼는 후회의 종류(type)도 차이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성별로 보면 여성의 44%가 잃어버린 사랑을 아쉬워한 반면 남성은 19%만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 또한 남녀를 불문하고 현재 누군가와 ‘연정’으로 엮이지 않은 미혼자들 사이에서 ‘놓친 사랑’에 대한 후회가 많았다.
후회의 이유에 대한 패턴은 나타나지 않았다. 다시 말해 과거 그들이 행한 일에 대한 후회와 하지 않은 일에 대한 후회가 거의 비슷한 비율을 보였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어떤 일을 하지 않은데 대한 후회의 ‘뒤끝’이 훨씬 긴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 예컨대 누군가를 사랑한데 따른 후회보다 사랑하지 못한 데 대한 후회가 훨씬 크고 또 오래 지속됐다.
또한 시간이 많이 흐른 오래 전 과거의 후회는 “할 수 있었음에도 하지 못한 일”과 “달리 처리하지 못한 일” 등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데 따른 아쉬움이 주를 이루었다.
반면 가까운 과거로 내려올수록 “할 수만 있다면 되돌리고 싶은 실수”로 후회의 초점이 모아졌다. 먼 과거로 올라갈수록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이 확대되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 가까운 과거로 내려올수록 “내가 택한 길”에 대한 못마땅함이 강조된다는 얘기다.
후회에는 성별에 따른 전통적 역할도 반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이성관계와 가정문제를 곱씹는 경향을 보인데 비해 남성에게는 교육, 직업과 돈이 최대 이슈였다. 남성은 세 명 가운데 한 명 꼴로 직업과 경력 선택에 불만을 표시했지만 여성의 경우에는 네 명중 한 명만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
교육수준 역시 후회의 차이를 만들어냈다. 교육수준이 낮은 사람들 사이에서 ‘짧은 가방끈’을 한탄하는 목소리가 컸고 고학력자들 사이에서는 경력과 관련한 후회가 많았다.
로스 박사는 “잃어버린 기회에 대한 집착과 과거의 실수에 대한 끊임없는 되새김은 정신건강에 해가 되지만 평균적으로 후회는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유익한 감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깊이 후회하되 가급적 신속히 털어내고 과거의 반성을 통해 미래를 개선하려 노력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자세”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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