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지정학적 위치가 자꾸만 변해가고 있다.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에 매달려 10년 넘게 국력을 소모하는 동안 무섭게 성장한 중국은 이제는 항공모함편대까지 갖추고 서해를 자기들 내해로 만들고 제주도 남쪽 이어도까지 넘보면서 대한민국의 목숨 줄인 수출입 해상통로를 마음만 먹으면 한시라도 봉쇄할 수 있는 힘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일본 또한 독도를 노골적으로 자기네 영토라고 우기면서 언젠가 여차하면 무력행사를 불사할 듯 보인다. 거기에 더해 미국은 일본에게 중국 견제를 위해 동아시아 지역의 관할권을 묵시적으로 인정해주는 쪽으로 가는 듯 보여 사뭇 불안하기만 하다.
북한 또한 중장거리 탄도 미사일과 아마도 더 경량화되고 첨단화된 핵무기까지 갖추고 남한을 시도 때도 없이 시험하고 민족 주체 통일 등의 달콤한 말로 남한을 선동해서 남남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의 세계 전략적 이해와 한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들어 미국이 한국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지만 앞으로는 미국의 세계 전략도 점점 그들의 사정에 맞추어 다른 모양새를 띨 것으로 보인다.
지금 한국은 미일 두 나라에 대한 합계보다 더 많은 수출을 중국에 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좋을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우리 경제가 중국에 예속되고 인질이 되고 있는 셈이다. 금강산에 투자한 대한민국의 재산이 북한에 강제 편입되는 상황과 남북한의 갈등이 심화될 때 개성공단의 운명을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가 갈 것이다.
중국의 한국 투자는 한중 갈등이 심화하면 한국 침략의 구실이 되지만 한국의 중국 투자는 중미 갈등이 심화할 때 남한이 중국 편에 서지 않으면 인질이 된다고 본다.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는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힘의 균형을 이루고 평화를 유지할 때에는 요지 중의 요지인 금싸라기 땅이지만 그 반대의 경우엔 강대국들의 힘의 각축장이 되어 군홧발에 짓밟히는 로터리 같은 위치이다.
그런데 우리는 남북한이 서로 으르렁거리면서 민족적 국력을 소모하고 있을 뿐 아니라 남한 내에서도 사분오열 이합집산을 거듭하면서 세월을 허비하고 있으니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우리 모국 대한민국의 살길은 주위 강대국과 싸워 이길 수는 없어도 모두 똘똘 뭉쳐 그들이 넘보고 함부로 할 수 없을 정도의 비대칭 전력을 확실히 확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스라엘을 보라. 수억의 적대적 모슬렘 국가에 둘러싸여 있지만 끄떡 없이 버티고 있지 아니한가!
북한을 보라. 그 형편없는 경제력에도 불구하고 어영부영 만든 핵과 탄도탄을 등에 업고 초강대국 미국한테도 밀리지 않고 고개 빳빳이 들고 협상하고 있지 아니한가?
아무리 한국이 중국과 미국 어느 편에도 서고 싶지 않아도 중국과 미국이 언젠가 부딪히면 싫어도 어느 한 편에 서지 않으면 안 될 때가 반드시 오고야 만다. 그때를 대비해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중국과 북한을 자극할까봐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건립하지 못한다? 참으로 순진한 발상이다. 평화는 힘이 있을 때 유지되는 것이고 힘이 뒷받침이 되어주지 못한다면 외교도 힘을 쓰지 못한다.
이율곡의 십만 양병설 주장에도 중국이 싫어한다고 아우성을 치면서 반대를 하더니, 꼭 그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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