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획취재 - 타운식당들 정수기 안전한가
한인 신모(42)씨는 최근 LA 한인타운의 한 유명 한인식당에서 식사를 하다 불쾌한 경험을 했다. 식당에서 제공한 물의 맛이 찝찝하고 약간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업주에게 이를 지적하자 정수기 물이라는 대답만 돌아왔다는 것. 신씨는 “물맛이 이상했는데 업소 측에서는 정수기를 사용하는데 무슨 소리냐며 오히려 눈치만 줬다”며“정수기를 제대로 관리하는지, 필터는 제때 교환하는지 의심스러웠다”고 말했다
업소들 비용 아끼려 필터 교체에 소홀
정수기업체들“40% 정도 서비스 안받아”
일부 한인 식당들을 이용하는 신씨와 같은 고객들이 이처럼 갖고 있는 의구심이 일부 사실로 드러났다. 유명 정수기 판매ㆍ관리업체들에 따르면 한인타운 내 상당수 식당들이 2년이 넘도록 정수기 필터를 교체하지 않는 등 식당에서 제공하는 음용수의 수질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요식업소에서 사용되는 식수나 조리용 물은 보건당국조차 손을 놓고 있는 위생의 사각지대로 꼽히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인사회에 정수기를 공급하고 있는 주요 정수기 업체들에 따르면 현재 남가주에서 이들 업체로부터 일시불로 정수기를 구입해 비치한 요식업소의 수는 100여곳에 달하고 있으나 이중 40%가 넘는 업소들이 지난 2010년 1월 이후 현재까지 정수기 필터 교환기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정수기 업체 관계자는 “정수기를 임대하는 고객들에게는 무료로 정기 필터교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일시불로 구매한 식당 등 고객들은 별도의 서비스를 요청하지 않는 한 필터 교체가 이뤄지지 않는다”며 “구매 고객들에게 전화나 편지를 통해 주기적인 필터 교체를 권고하고 있으나 필터 교체는 업주의 판단에 달려 있어 실제 필터 교체가 이뤄지고 있는지 알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수기 업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필터 교체에는 평균 90달러의 비용이 들어간다. 또한 물맛을 좋게 하기 위해서는 필터 교환 이외에도 멤브레인 필터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업체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일부 한인 식당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필터 교환 등 수질 위생에 필수적인 정수기 관리를 제대로 하고 있지 않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남가주 한인음식업연합회 왕덕정 회장은 “대부분의 한인 식당들이 정수기를 렌트하거나 구매해 사용하고 있지만 필터를 제때 교체하지 않으면 오히려 더 비위생적일 수 있다”며 “한인 업주들은 정수기 관리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LA 한인요식업협회 이기영 회장도 “위생과 직결되는 정수기 관리를 소홀히 하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며 “회원 업주들에게 성실한 정수기 관리를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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