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노인이 77년 전에 헤어진 딸과 상봉한 사연이 연초 미국인들의 심금을 울렸다.
3일 (현지시간) 미국 언론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 클레멘티에 사는 민카 디스브로(100) 할머니와 딸 루스 리(82)의 극적인 재회를 일제히 보도했다.
지난해 12월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에 처음 실린 민카 할머니의 사연을 이날 AP가 타전하면서 미국 온라인 뉴스에서 가장 많이 본 소식이 됐다.
민카 할머니는 사우스다코다주 시골에서 목장을 하던 부모 밑에서 자랐다.
17세 때 친구와 소풍을 나갔다가 성폭행을 당한 그녀는 10개월 뒤에 예쁜 여자 아이를 낳았다.
그러나 아이를 키울 수는 없었다. 교회의 주선으로 아이를 입양보낼 수 밖에 없었다.
베티 제인이라는 이름까지 지어준 딸을 그녀는 한시도 잊지 않았다.
결혼을 하고 자녀 두명을 두고 행복한 나날을 보냈지만 베티 제인의 생일인 5월22일이면 그녀는 사무치는 그리움에 괴로워했다.
입양을 주선했던 교회를 비롯해 입양 관련 기관에 수없이 많은 편지를 보내 딸을 찾게 해달라고 간청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인 지난 2006년 94세의 민카 할머니는 7월 앨라배마주에서 어떤 남자가 걸어온 전화를 받았다.
신상을 꼬치꼬치 묻던 남자는 77년 전에 입양보냈던 딸 베티 제인을 만나고 싶냐고 물었다.
전화를 건 남자는 외손자 브라이언 리(54)였다.
민카 할머니의 딸 베티 제인은 노르웨이인 목사 부부에게 입양돼 루스라는 이름으로 유복하게 컸다.
결혼해서 6명의 자녀를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아들 가운데 한명은 우주비행사로 유명한 마크 찰스 리(59) 예비역 공군 대령이다.
브라이언이 외할머니를 찾게 된 계기는 어머니의 심장병이었다.
의사가 가족력을 물어봤지만 친부와 친모를 전혀 모르는 어머니를 본 브라이언은 백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외할머니가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다.
전화 통화가 이뤄진 한달 뒤 브라이언은 어머니를 데리고 외할머니 집을 방문했다.
민카 할머니는 "딸과 상봉한 순간 한번도 헤어진 적이 없었단 느낌이 들었다"면서 "사우스다코다 시골 구석에서 학교도 다니지 못한 내가 이렇게 훌륭한 외손자가 수두룩하다니 믿을 수 없다"고 즐거워했다.
77세가 되어서야 친모를 처음 만난 딸 루스는 "매일 아침 잠에서 깨어날 때마다 이게 꿈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브라이언은 "외할머니의 손을 보니까 어머니와 똑같았다"면서 "두 분은 옷 입는 취향까지 꼭 닮았더라"고 회상했다.
천신만고 끝에 둘은 그렇게 재회했고 민카 할머니는 위스콘신주와 텍사스주까지 가서 외손자와 외증손자들까지 만났다.
봄이 오면 딸이 사는 앨라배마주로 가서 100세 생일 파티도 열 계획이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 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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