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 참전 미 노병들 해마다 장학금 보내
대부분 80 넘긴 고령 이재원씨 16년째 동참
“전우들이 하나 둘 세상을 떠나지만 죽을 때까지 ‘삼동고아원’을 잊지 말자고 다짐합니다”
해방 후 미군정 소속 안보담당과 6.25 한국전쟁 참전에 나섰던 미군 참전용사들이 해마다 한국의 한 고아원에 장학금을 전달해 화제다.
1945년 해방부터 1953년 휴전까지, 당시 미국 5연대 전투단(5th Regimental Combat Team) 군인들은 한국에 파병돼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젊고 건강했던 이들 참전용사들은 반세기가 지나 대부분 80이 넘은 고령의 할아버지가 됐다. 이 중 6명의 참전용사들은 십시일반 돈을 모아 지난해 12월24일 서울시 상암동 소재 ‘삼동고아원’에 장학금 1,000달러를 전달했다.
그동안 먼저 간 전우를 기리며 만남을 이어 온 이들은 모임을 가질 때마다 삼동고아원을 잊지 못했다. 당시 5연대 부대는 현재 여의도 국회의사당 부지를 사용했다. 해방 후 혼란으로 고아들이 속출하자 5연대는 부대 안에 삼동고아원 설립을 지원하고 아이들을 도운 것.
지난 16년 동안 전우들과 함께 삼동고아원을 지원해 온 이재원(87·사진) 할아버지는 “당시 고아원엔 9세부터 13세까지 아이들 약 200~300명이 모여 살았다”며 “5연대 전우들은 형·오빠가 된 심정으로 아이들을 챙겼다”고 회상했다. 당시 이재원 할아버지는 미군 통역관으로 정보요원 역할을 수행했다.
미군 5연대 전투단은 해방 후 일본군 무장해제를 위해 일본과 한국에 주둔한 부대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가장 먼저 부대 증원이 이뤄져 1950년 7월31일 부산 상륙작전에도 나섰다. 휴전협정 후 살아서 미국으로 돌아온 이들은 삼동고아원 아이들을 잊지 않았다.
이재원 할아버지는 “미국에 온 이들은 다들 고아원 아이들을 그리워 매년 장학금을 모아왔다”며 “전우들이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아이들을 입양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우들이 고령으로 하나 둘 세상을 떠나자 한때 6,000달러 이상 모이던 장학금도 줄어들고 있다. 그럼에도 이재원 할아버지는 “5년 전 라스베가스에 입양한 한인들을 불렀는데 경찰이 가장 많아 뿌듯했다”며 “살아남은 전우들은 죽을 때까지 삼동고아원 아이들을 책임지자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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