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946년부터 2011년까지 근대사에서 보기드문 65년 간의 현대판 세습 왕조식의 철권통치 시대를 만들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런 시대가 이어질 전망이다. 처음 48년 간은 김일성 주석이 그리고 1994년 그가 사망하자 아들 김정일 위원장이 17년간, 또 아들이 2011년 12월 17일 사망하자 이제는 손자인 김정은이 제3대째 세습으로 지난 65년 간의 막강한 권력을 이양 받게 되었다.
아버지, 아들, 손자 이름 앞에는 ‘경애하는 영도자’의 호칭이 붙어 그 호칭도 계속 이어간다. 10만여 명의 큰 군중이 모인 김정일 추도식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추도사에서 주석단 중앙에 서 있는 김정은이 김정일의 유훈을 실천하는 후계자이며 최고 영도자임을 재확인했다. 이런 ‘경애하는 영도자’나 후계자란 호칭은 민주주의 체제의 국가에서는 거의 찾아 볼 수가 없다. 북한당국은 장례식이 끝나자 신속하게 김정은을 일약 북한의 당, 군, 정, 민의 최고 영도자로 또한 군 최고 사령관으로 추대 하였다. 나이도 28세가량에 불과한 젊은 그에게 온갖 충성을 맹세하는 성명서도 당, 군부 내에서 나오고 있다. 그의 우상화 작업은 할아버지, 아버지 때처럼 이뤄지고 있다.
북의 세습 3대 ‘경애하는 영도자’ 김정은의 시대가 이제 개막되었다. 앞으로 그의 통치가 순조로이 전개될는지 여부는 현재론 가늠하기 어려우나 중요 당, 군부의 조언을 들어가며 아버지 김정일의 소위 유훈 정책을 취해 나갈 것 같다. 장례식이 끝나자마자 북의 군부 매체는 남한 이명박 정부가 민간 조문단을 막았다는 이유로 청와대를 ‘불바다’로 만든다, 전혀 상종을 안 하겠다는 등 협박의 막말로 공격을 퍼 부었다. 신년 공동사설에서도 남한정부를 ‘역적패당’이라고 강도 높게 맹비난 했다.
만일 북의 대남 강경노선이 이런 공격과 비난처럼 앞으로 상당 기간 계속된다면 남북관계가 전보다 25% 정도 더 악화되는 ‘제1 시나리오’를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비록 북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경제사정은 세계의 최하위에 속하고 있으니 그것이 2012년 강성대국을 건설하는데 걸림돌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북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외부의 경제 및 식량지원 등을 대화를 통해 모색해 보려는 정책을 쓸 수도 있다. 물론 미국과 남한 정부는 이미 대화에 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 북이 만일 한미의 제안과 조건을 받아들이면 6자회담도 재개될 수 있고 식량지원도 받을 수 있다. 또한 북미 그리고 남북회담도 연달아 열릴 수도 있다. 그러면 25% 정도 남북관계가 전보다 호전되는 ‘제2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나머지 50%는 남북관계가 아주 향상될 수 있는 북의 비핵화 ‘제 3의 시나리오’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또 워싱턴 포스트는 북한 영변, 태천, 신포 지역에 원자로 건설지가 있고. 박천 등 다섯 곳에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고, 평산, 흥남, 웅기, 선천 지역에 4백만톤 가량의 우라늄 광산들이 있고, 평양 등 여덟 곳에 핵 개발 및 연구기관이 있다고 보도했다. 핵무기도 10개 정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러시아 8천여 개, 미국 5천여 개, 프랑스 300여 개 그리고 중국의 75~400(추산)개에 비하면 적은 수이지만 한 개도 없는 남한에 비하면 그것이 남한에 위협이 아닐 수 없다.
북과의 협상에서 비핵화를 전제 조건으로 내세우나 핵 요새지가 첩첩하게 쌓여 있는 북측이 쉽게 그 조건을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다. 큰 대가를 요구하면서 ‘한다,’ 또는 ‘안 한다’고 지연전술을 사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다행히 북이 한다고 실천하면 남측에겐 안도감을 줄 것이고 남북관계의 새로운 평화의 국면이 나타날 수도 있다. 불행하게도 북이 종래 안 한다고 거부하면 남북 관계가 크게 향상되는 50%의 시나리오는 0%에 가까울 것이다. 그러면 남북관계는 종전처럼 철책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현상유지’나 할 뿐이다.
장윤전
엘리콧 시티,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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