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에서 싸웠던 미국 참전 용사들을 만나 매년 감사를 표하고 있는 최승우 예산 군수(사진)가 올해도 어김없이 미국을 방문했다. 14년째다. 육군 소장 출신인 최 군수는 지난 12일 버지니아와 메릴랜드에 거주하고 있는 250여명의 참전용사들을 헤이거스타운의 모처로 초청, 일일이 메달과 감사장을 수여하고 한국인을 대표해 보은의 마음도 전달했다.
지금까지 최 군수가 직접 만난 참전용사는 약 7,000명. 12개주 32개 지역에 이른다. 매년 이맘때 쯤 각 지역 한인회를 통해 이들과 연결되면 어디든 달려갔다. 병상에 몇 십년을 누워있는 용사들도 찾아가 손을 잡아줬다.
최 군수는 “영어로 ‘Korea’를 지켜줘 고맙다고 말하면 식물인간처럼 누워있던 분도 ‘코리아’란 말을 알아듣는지 눈물을 흘리는 것을 봤다”며 “이들의 엄청난 희생에 고맙다는 뜻을 꼭 전하고 싶어 사비를 들여 이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군에서 일생을 보내는 동안 전쟁사를 연구하면서 한국전쟁에서의 미국과 미군의 역할, 그리고 이들이 치른 대가가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 잘 안다는 최 군수는 “내가 이들을 찾게 된 것도 어쩌면 운명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보훈처나 재향군인회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는다는 최 군수는 미국 방문도 일 년에 20일씩 주어지는 휴가 기간을 이용한다. 메달과 감사장도 직접 도안할 만큼 미 참전용사들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최 군수의 이 같은 활동은 미국 내에서도 곧 알려졌다. 지난 해 산호세 시청은 최 군수의 방문에 감사해 시청에 태극기를 30일간 게양하며 한미 동맹이 굳건함을 표시했다.
최승우 장군의 날을 선포한 도시들도 있다. 클락스빌 시는 2001년 6월11일, 템플 시는 2002년 10월3일, 킬린 시는 2002년 10월4일을 각각 최 군수의 날로 지정하고 그 뜻을 알렸다.
한편 최 군수와 미 참전용사들과의 만남을 주선한 홍일송 버지니아한인회장, 은영재 한미여성재단 회장 등은 15일 애난데일 소재 설악가든에서 최 군수와 만나 환담을 나눴다.
홍 회장은 “지역 한인단체들이 몇 년 전에도 미 참전용사들에게 감사하는 자리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인연이 돼 최 군수와 만남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최 군수와의 면담에는 서재홍 수도권MD한인회장, 이현성 재미대한유도협회 회장 등도 배석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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