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면 한국서 친지·친구 방문에 골치
숙박에 가이드·택시기사 노릇 당연시
#한인 권모씨는 여름이 괴롭기만 하다. 여름이면 워싱턴을 찾는 한국 친지들로 인해 주말이면 여행가이드 역할을 해야 하고 때론 자신의 방까지 내줘야 하지만 싫은 내색조차 할 수 없는 난처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올해는 한 달간 머물겠다고 갑자기 찾아온 고향 친구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권씨는 이 친구 때문에 가정불화까지 겹쳤다.
#직장인 이모씨도 한국에서 온 친지 때문에 곤란하기는 마찬가지다. 미국에 사는 유일한 친척인 자신을 찾아온 이 친지는 ‘너만 믿는다’며 무작정 워싱턴으로 와 2주째 이씨 집에서 머물고 있다. 매일 이 친지를 유명 관광지로 데려다 주고 데리고 오는 택시기사 노릇에 이씨는 짜증이 나지만 이 친지에게는 웃는 표정을 짓고 있다.
여름 휴가철만 되면 워싱턴을 찾는 한국의 친지나 친구들로 인해 스트레스가 쌓이는 한인들이 적지 않다. 방학과 여름휴가를 맞아 가족이나 친구들이 방문하면 한인들은 이들의 관광가이드 역할에서부터 택시기사 역할까지 해야 하고, 이들에게 방까지 내줘야 해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워싱턴 지역은 한국과 같이 대중교통 이용이 쉽지 않아 일부 한인들은 자신의 휴가까지 써가며 친지나 친구의 뒤치다꺼리를 하고 있다.
친지나 친구를 맞은 한인들은 손님접대에 시달리고 있지만 고마움보다는 당연시하는 태도가 가장 야속하다고 토로한다. 미국 생활의 일상을 이들이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것이다.
권씨는 “연락도 없던 친구가 갑자기 방문해 당연하게 접대를 요구하는 듯해 화가 났지만 내색을 하지 못했다”며 “이 친구 때문에 부인과도 다툼이 잦아졌다”고 말했다.
권씨 집에 2주가 넘도록 기거하고 있는 이 친구는 최씨에게 놀이공원 입장권 구입까지 은근히 기대하는 듯해 권씨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권씨는 “그렇지 않아도 생업에 종사할 시간이 부족한데 휴가를 온 친구를 챙기다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다. 이 친구가 한국으로 돌아갈 날 만을 꼽고 있다”고 큰 한숨을 쉬었다.
친지가 집에 머물고 있는 이씨도 “아무리 친한 사이지만 시간이 길어질수록 지친다는 생각이 든다”고 푸념했다. 이씨는 “여름 휴가철이 되며 미국에 사는 게 잘못이라는 자책까지 할 정도”라며 “미국을 방문하는 한국의 친지나 친구들이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줬으며 한다”고 말했다.
<박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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