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관계의 진전으로 이산가족상봉을 위한 실무접촉도 활발해지고 있으나 미국에 거주하는 실향민들에게는 그림의 떡 같은 현실이 추석을 앞두고 이들의 마음을 더욱 외롭게 하고 있다.
한국정부가 지난 16일 북측에 추석을 전후해 이산가족상봉 등을 의제로 적십자 실무접촉을 갖자고 제의하자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이를 수락, 23일 금강산에서 만남을 가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미주 한인 실향민들은 아예 상봉 신청 기회 조차 없어 크게 실망하고 있다.
미국 시민권을 획득한 미주 실향민들은 현재 국적법상으로 이산가족상봉 자격에서 제외돼 있는 상황이어서 미국 적십자사 혹은 국무부를 통해 북한 내 가족들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왔다.
이를 위해 한국계 시민권자 실향민들은 재미이산가족위원회(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한인이산가족상봉추진위원회, 유진벨재단 등 포함)를 구성했으며 지난 해 북한 적십자사 총재를 초청하려는 계획도 세웠었다.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워싱턴 지부 민명기 회장은 “이산가족상봉을 신청한 사람이 12만명이고 18차까지의 상봉 사업을 통해 가족을 품에 안아 본 사람은 1,500여명에 지나지 않아 차례를 기다린다면 미주 실향민들에게는 살아서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자체적인 노력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향민들이 대부분 80 이상의 고령이어서 하루라도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감도 미주 실향민들의 마음을 급하게 만들고 있다.
이를 위해 워싱턴 지역 실향민들은 29일 모임을 갖고 미 적십자사 워싱턴 본부의 캐리 산토스 디렉터를 만나 한인들의 입장과 요구를 강력히 전달하기 위한 의견을 모을 계획이다. 이외에 시민권자 실향민들은 개인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하거나 재미동포전국연합회(회장 윤길상) 등 북한과 통하는 단체의 협력을 얻어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를 통해 가족을 상봉하는 노력도 하고 있다. 북한 대표부를 이용할 경우 먼저 생사 확인을 거치고 빠르면 두 달 안에 평양에서 가족을 만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 회장은 “예산 부족으로 올해는 이산가족의날 행사도 열지 못해 안타깝다”며 “이 지역에 거주하는 5,000여 실향민들의 한을 속히 해결할 방안들이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6월 골프대회를 열어 통일기금 모금에 힘썼던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워싱턴 지부는 올해 이산가족의날을 취소한 대신 내년 4월 한국의 이상철 위원장이 미국을 방문할 때 총회를 겸해 이산가족의날 행사를 갖겠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29일(목) 저녁 6시 타이슨스 코너 소재 우래옥에서 가질 예정이다.
문의 (703)216-5450 민명기 회장
<이병한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