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가뭄 피해 어디까지 / 현황 - 작년 강수량 7인치 1895년 이래 최저
▶ 농업 - 50만에이커 경작포기 피해 16억달러, 축산 - 건초값 폭등, 유제품 공급차질 불보듯
세계의 ‘샐러드보울’ 중가주 지역이 타들어가고 있다. 캘리포니아에 이어지고 있는 기록적인 가뭄으로 인해 야채와 낙농 등 농축산업이 심각한 타격을 받으면서 세계의 식탁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중가주 지역 농장들을 포함한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들의 가치는 약 447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으며, 올해 이처럼 심각한 가뭄 현상이 계속 이어질 경우 최대 50억달러에 이르는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중가주를 강타하고 있는 가뭄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봤다. <정구훈 기자>
현재 중가주 지역 농장의 상황은 지속되는 가뭄으로 인해 크게 힘든 상황이다.
지난 11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강수량은 1월27일 기준 평균보다 61%가량 적은 수준이며 적설량 역시 12월30일 기준 평소의 2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도 평균 강수량은 7인치였는데 이는 1895년 이래로 가장 적은 수준이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현재 시에라산맥 북쪽에 쌓여 있는 적설량은 정상치의 8%, 중부는 16%, 남쪽은 22%에 불과해 앞으로 가뭄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을 비롯해 세계 시장에 농축산물을 제공하는 중가주 지역의 대표적인 농장지대 두 곳 역시 강수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프레즈노의 경우 지난해 강수량은 3.01인치로 평균 11.5인치에 훨씬 미치지 못했으며 살리나스 지역 역시 3.27인치의 강수량을 나타냈다. 이 지역 평균 강수량은 15.46인치로 작년 강수량은 평균의 약 21%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다.
▲흔들거리는 농축산업
가뭄으로 인해 중가주를 중심으로 한 캘리포니아의 농업을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수자원 고갈로 정상적인 작황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현재 이 지역 농부들은 약 50만에이커에 해당하는 땅에 곡물을 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농사를 짓는다고 해도 물이 부족해 제대로 키울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중가주 지역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한 농장주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평소보다 약 66% 부족한 수자원밖에 사용할 수 없어 2,800에이커에 달하는 옥수수 및 알팔파 농사 규모를 줄일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심한 곳은 아예 올해 농사를 포기하려는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축산업 역시 어려운 상황이다.
비가 내리지 않으니 목초가 자라지 않고, 결국 외부에서 가축들을 먹여야 할 건초를 구입해야 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목초 가격 역시 급등하면서 축산을 거의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피해 갈수록 확산
가뭄으로 인해 각종 농작물의 수확량이 감소될 것으로 점쳐짐에 따라 다방면에서 경제적인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9년도에 발생한 가뭄으로 인해 약 3억4,000만달러의 손해가 발생했는데 가주 농업생산의 중심지인 샌호아퀸 밸리 인근에서만 이로 인해 약 29만에이커의 땅이 휴경했으며 1만여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는데 올해는 그 정도가 더욱 심각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작황 감소 등으로 인한 순수 농업분야의 피해 규모는 16억달러로 추산하고 있으나 이로 인해 발생하는 전체 경제피해 규모는 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축에게 먹일 사료제작에 필요한 옥수수나 알팔파 등의 수확량이 부족해 가축 수급에도 빨간불이 켜질 전망이다. 이로 인해 각종 고기 공급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으며 우유 등 유제품 역시 공급량이 확연히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가뭄으로 인한 피해는 이밖에도 유통업계에까지 퍼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작황이 줄어 유통할 제품들이 없기 때문이다.
▲가주 주요 가뭄 역사
1977년도에 발생한 가뭄으로 인해 약 5억6,650만달러의 피해가 발생했으며 최근에는 2009년도에 발생한 가뭄으로 3억4,000만달러의 손해가 발생했다. 또한 샌호아퀸 밸리 인근에서만 약 29만에이커의 땅이 휴경했으며 약 9,800여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한인마켓 반응
LA 한인타운에 위치한 마켓들의 경우 중가주 지역에서는 주로 배추나 무 등의 야채를 들여오고 있지만 가뭄으로 인해 작황이 줄더라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갤러리아 푸드 홀세일의 박동훈 부장은 “야채의 경우 중가주 생산품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멕시코 등지에서도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큰 타격은 예상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쌀’이다. 한인들의 주식인 쌀의 경우 이미 지난 3개월 사이에 가격이 35~40%가량 상승했으며 북가주와 중가주 지역에 위치한 정미소에서도 지속적으로 수급 불안에 대한 경고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보의 서승용 대표는 “현재 농사지을 수 있는 땅이 평균의 30~50%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라며 “야채 등 수명이 짧은 상품에 비해 쌀의 경우 현재도 수급량이 줄어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동훈 부장 역시 “정미소에서 공급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의 공문을 지속적으로 내려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프레즈노 한인들 반응
중가주에서 농사를 짓는 한인들은 한숨만 내쉬고 있다. 특히 이번 가뭄으로 피해가 극심한 농장주들은 대부분 중소규모로 농업에 종사하는 경우인데, 한인들이 여기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는 땅을 빌려 농사를 짓는 한인들의 부담은 천근만근이다. 농사를 지어야 수입이 생기고, 그 중 일부를 사용료로 땅 주인에게 지불해야 하는데 현재로선 뾰족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13일 몇몇 한인 농장주들에게 전화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현재 상황에서 더 이상 할 말이 뭐가 있겠냐”며 시큰둥한 반응들을 보였다.
프레즈노에 위치한 식품회사에서 근무 중인 김봉수 세일즈 매니저는 “수량이 부족할 경우 대규모 농장들을 위주로 물이 공급되기 때문에 작은 규모의 농장들이 받는 피해가 더 크다”라며 “한인을 포함해 이 지역에서 중소규모로 운영하는 농장주들의 경우 이제 단순히 이익이 줄어 고민이 아니라 농사를 지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