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류, 아시아 넘어 각종 미국 시상식도 진출…"꿈만은 아냐"
매년 2월이면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업계의 눈과 귀가 미국의 두 시상식으로 쏠린다.
하나는 팝의 잔치인 그래미 시상식이고, 또 하나는 영화의 잔치인 아카데미 시상식이다.
두 시상식 모두 철저히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것이지만, 미국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세계에서 가장 크고 그 영향력 또한 막강하기 때문에 미국을 넘어 전세계의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다. 국내 언론에서도 매년 비중 있게 두 시상식 결과를 중계하고 보도하고 있다.
미국 시장은 세계로 뻗어가는 한류에도 꿈의 시장이다. 배우라면, 가수라면, 아카데미상과 그래미상을 한 번쯤 꿈꾸게 된다.
이미 한류스타들은 일본과 중국, 대만 등 아시아 지역 각종 시상식에서는 주요 수상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또 싸이를 필두로 비, 소녀시대, 빅뱅 등 K팝스타들은 MTV 어워즈, 빌보드 뮤직 어워즈,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유튜브 뮤직 어워즈 등 미국 시장 주요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업계의 대표상이라는 상징성이 있는 아카데미상과 그래미상은 아직 한류가 닿지 못한 땅이다.
한국시간으로 지난 9일 제57회 그래미 시상식이 많은 관심 속에 열렸다. 오는 23일에는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린다. 두 시상식 모두 높은 관심 속에 국내에 생중계된다.
한류스타도 언젠가는 이들 시상식에서 볼 날이 오지 않을까.
◇ "아카데미 시상식 서고파"
할리우드 진출과 아카데미상 수상은 많은 배우와 감독들의 공개적인 꿈이다.
이병헌, 비, 배두나 등 이미 할리우드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은 물론이고, 갓 데뷔한 신인들부터 중견배우들까지 많은 경우 미국 시장 진출은 큰 목표다.
실제로 미국 시장을 노려 영어 공부에 매진하는 배우도 많고, 김윤진처럼 아예 미국에서 많은 시간을 지내며 현지 활동에 전념하는 경우도 있다.
미국 영화계 역시 갈수록 커지는 아시아시장을 잡으려면 한류스타가 필요하기 때문에 국내 배우들의 할리우드 진출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으며, 작품성이 있는 영화를 만날 경우 아카데미상 수상도 꿈만은 아니다.
최민식이 주연을 맡고 뤽 베송 감독이 연출한 할리우드 영화 ‘루시’는 지난해 미국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전 세계시장에서 1억 달러 이상의 흥행수입을 올렸다. 이런 식의 기획이 이어지면 아카데미 연기상을 받는 한류배우도 기대할 만 하다.
또 영화에 앞서 드라마 ‘로스트’와 ‘미스트리스’로 미국 시장에서 먼저 자리를 잡은 김윤진은 시리즈가 성공을 이어갈 경우 드라마의 인기를 발판으로 할리우드에 진출할 가능성이 크다.
연출상, 외국어영화상, 작품상도 꿈만은 아니다. 앞서 대만 출신 이안 감독은 두 차례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았고, 일본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은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또 일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아카데미 장편애니메이션상과 공로상을 받는 등 아시아권 감독들도 아카데미상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할리우드로 건너가 미국 영화를 연출한 감독들도 속속 나오고 있고, 한국영화가 미국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기도 한다.
’올드보이’의 박찬욱 감독은 니콜 키드먼과 ‘스토커’(2013)를 만들었고, ‘장화홍련’의 김지운 감독은 미국으로 건너가 아널드 슈워제네거와 손잡고 ‘라스트 스탠드’(2013)를 연출했다.
글로벌 프로젝트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던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는 지난해 와인스타인이라는 미국 주요 배급사를 등에 업고 미국에서만 1천만 달러가 넘는 돈을 벌어들였다.
김윤진의 소속사 자이온엔터테인먼트의 박정혁 대표는 "좋은 작품을 만난다면 아카데미상이 한류스타들에게도 꿈만은 아니리라 생각한다"며 "영화인이라면 미국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것을 한 번쯤 꿈꾸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 "그래미상 불가능하지 않아"
K팝스타는 사실 그래미상만 못 받았을 뿐 이미 미국에서 각종 상을 받으며 K팝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싸이는 이미 ‘강남스타일’로 미국 시장을 휩쓸었다. 2012년 빌보드 싱글 차트(’핫 100’) 7주 연속 2위를 기록한 그는 ‘MTV 유럽 뮤직 어워즈’,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빌보드 뮤직 어워즈’ 등 각종 시상식에서 수상했다.
소녀시대는 ‘아이 갓 어 보이’로 2013년 ‘유튜브 뮤직 어워드’를 받고, 타임지 선정 ‘2013 올해의 노래 톱 10’ 5위로 선정됐다. 빅뱅도 ‘MTV 유럽뮤직어워즈’를 수상했다.
가수 겸 배우로 활동하는 비는 연기자로서 ‘2010 MTV 무비 어워즈’ ‘그린 플래닛 무비 어워드(Green Planet Movie Awards)’ 등에서 수상했다.
하지만 그런 가요계에서도 많은 가수가 그래미상에 대한 동경을 토로하고 있다. 기획사들도 가수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꿔보지 않겠느냐고 입을 모은다.
한 기획사 홍보실장은 "싸이의 성공 이후 미국 시장에서 K팝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기 때문에 그래미상도 실현 불가능한 꿈이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K팝이 이제 하나의 장르로 인정받고 있어서 세계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면 자연스럽게 그래미상에서도 주목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기획사 실명으로 코멘트를 할 경우 ‘주제 넘는다’며 의도치 않은 악성 댓글을 받을 염려가 있다면서 익명으로 의견을 밝혔다.
한편, 전혀 다른 의견도 있었다. 이제는 굳이 그래미를 노리지 않아도 이미 K팝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그래미에 대한 신세대 가수들의 생각은 선배들과 다르다는 것이다.
역시 익명으로 인터뷰에 응한 또다른 기획사 홍보실장은 "그래미 시상식은 미국 시장 그들만의 시상식이고, 이미 K팝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막강한 인기를 누리고 있어 굳이 미국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거나 그래미상을 받고 싶다거나 하는 생각은 예전보다 덜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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